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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18] 과기정통부 국감 마무리…#유영민 #완전자급제 #구글 #댓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의 국정감사가 26일 마무리됐다. 하반기 새롭게 구성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과거 상임위 시절과는 다르게 정쟁이 적었고 나름의 정책국감을 위해 노력하려는 모습이었다. 정보통신기술(ICT), 과학, 방송 등 여러 분야를 다루다보니 감사가 오래 진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1박2일 국감으로 유명한 과방위 답게 10일 첫 감사 역시 자정을 넘기기도 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부터 글로벌 인터넷기업(CP)과의 역차별, 보안침해위협, 4차산업혁명 및 일자리 정책 등 다양한 사안들이 다뤄졌다. 주요 키워드를 통해 과기정통부 국정감사를 정리해 본다.


# 유영민
지난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뤄서였을까.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올해 국감에서는 좀 더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 본인에 대한 질문이 아니어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설명하려는 모습이었다. 속된말로 크게 깨지는 건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 해결방안,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살펴보겠다", "대안을 만들겠다"는 말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특히, 올해 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경우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여러 위원들을 헷갈리게 했다.

# 완전자급제
통신분야에서 올해 최대 이슈를 꼽자면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부터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저소득층 추가 요금감면 등이 이어지며 가계통신비 부담에 대한 논란은 많지 않았다. 고가의 단말기 부담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이어졌다. 상당수의 과방위원들이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유통업계 종사자 문제를 의식한 듯 자급단말기 확대로 수렴하는 모습이었다. 이통3사 모두 완전자급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반 강제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 공공의 적
국정감사에서는 보통 여야 위원들간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올해 국감에서 여야 위원들 모두 한 목소리를 낸 것 중 하나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기업(CP)과 국내 기업간 역차별 문제였다. 11일 감사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코리아 한국 지사장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에게 매출, 세금, 망이용료 등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들 글로벌 CP 한국 지사장들은 답답할 정도로 권한이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국회와 정부가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만 남겼다.

# 네이버
여야 위원간 대립이 있었던 분야를 꼽자면 포털이 아닐까 싶다. 가짜뉴스, 댓글 정책 등이 타깃이었다. 10일 첫 감사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야당의 공세가 집중됐다. 하지만 카카오는 네이버에 비해 뉴스 분야에서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야당의 집중포화는 26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최고투자책임자(GIO)에게 집중됐다. 야당은 네이버가 언론이라며 댓글정책은 물론, 최근 이뤄진 뉴스개편에도 맹렬히 비판했다. 여당 역시 일부 의원들이 네이버에 뉴스정책을 문제삼기도 했으며 일부는 글로벌 CP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 증인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과기정통부 국감 증인으로 통신3사 CEO 들이 모두 출석했다. 첫날 국감에는 황창규 KT 회장이, 마지막 날 종합감사에는 박정호 SKT 대표, 하현회 LGU+ 부회장이 출석해 질문을 받았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출석해 완전자급제, 고가 단말기 문제 등으로 곤욕을 치뤘다. 질문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증인을 꼽자면 이해진 네이버 GIO와 존리 구글 코리아 사장이었다. 국감에 나오지 않으면 고발당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지난해에 이어 국회에서 보기 힘든 인사들을 올해에도 볼 수 있었다.

# 소품
장문의 글보다 한장의 사진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경우가 있다. 좀 더 주목받기 위해서, 또는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의원들은 소품 또는 시연을 준비해 국감에서 선보이곤 한다. 이번 과기정통부 감사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박성중, 송희경 의원이 시연에 적극적이었다. 박성중 의원은 네이버 뉴스 댓글를 조작하는 매크로 시연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가정용 AI 로봇 클로이 시연의 경우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고 맥락도 없어 호평을 받지 못했다. 송희경 의원은 실리콘 지문을 만들어 스마트폰에 무단 접속해 결제를 실행하고 해킹된 웹카메라를 통해 사생활을 엿보는 등 사이버 보안 침해 사례를 시연했다. 원안위 감사에서는 라돈측정기를 시연하며 호평을 받았다.

# 진상
전체적으로 스타는 찾기 어려웠다. 반면, 고함이나 고압적 자세에 상대방 의견은 듣지도 않으려 하는 진상 의원들은 이번에도 적지 않았다.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몰아가거나, 사실이 아닌 것들은 큰 목소리로 묻어버리려는 유형,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민망할 정도로 홍보하는 유형,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시연에 나서거나 의도적으로 분쟁을 일으키려하는 소품을 준비해오는 유형, 실컷 질문은 해놓고 답은 듣지 않겠다는 유형, 시간 엄수하지 않고 마이크 꺼졌는데도 의미 없는 발언 이어가는 유형 등. 많고 적음은 있겠지만 상당수 위원들이 이 유형에 속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공복이다. 공복에 걸맞게 열심히 일하고 겸손해야 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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