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최근 안랩은 서비스사업부 분사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달 14일, 안랩이 분사를 발표한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철회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랩 노조의 강한 반발이 있었다.
국내 최대의 보안회사인 안랩에서 노조가 처음 설립되는 과정은 여느 회사들처럼 갈등의 불씨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한발 짝 떨어져서 보면, 이 역시 더 큰 성장을 위한 안랩의 성장통으로 평가된다.
백승화 안랩 노조위원장은 10일, <디지털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서비스사업부 분사 철회까지의 과정과 입장을 담담하게 밝혔다.
백 위원장은 “월요일(8일) 퇴근 무렵 회사의 분사철회 결정 메일을 받고 얼떨떨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회사의 결정이 생각보다 빨랐다”면서 “실감이 나진 않았으나 결과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회사측의 철회 발표가 있기전)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단체 행동을 하겠다고 사측에 공문을 보냈다”면서 “1인 시위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었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노조가 아니었다면 회사가 분사결정을 철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 상당수 직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분사 결정과 통보에 대해 부당함을 느꼈고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노조 측이 회사의 분사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백 위원장은 “물적분할을 하게 될 경우 직원들의 지위와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면서 “쉬운 구조조정으로 가기 위한 그림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물론 회사 측은 입장이 다르다. 회사측은 이사회의 분사 결정 이후, 경영진이 노사협의체인 '한마음보드'를 가장 먼저 만나 분할 결정과 필요성에 대해 밝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후 신설법인 대표가 서비스사업부 팀장과 직원들을 만나 설명의 자리를 가졌고, 전직원에게도 관련 메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 위원장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단계적으로 설명을 한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전달 과정이 하루에 10분 단위로 진행됐고,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랩 노조는 처음 약 20~3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약 250명으로 규모가 늘어났다. 창사 이후 처음이자 보안 업계 최초인 만큼 향후 꾸준한 활동을 할 계획이다.
백 위원장은 “앞으로 구성원들과 생산적인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노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교섭안을 만들고 사측과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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