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 3.5GHz 대역 5G 기지국 장비에 대한 적합성 인증을 완료한 데 이어, 화웨이도 5G 장비 인증에 나섰다.
화웨이를 향한 뜨거운 시선은 5G 보안으로 집중된다. 정부는 국민들의 5G 보안 우려를 해소하겠다며 ‘5G 보안기술자문협의회’까지 구성했지만, 5G 장비선정과 보안 검증은 이동통신사 자기책임 하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양 국 사이에 낀 한국의 눈치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화웨이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화웨이가 한국정부의 보안검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정부는 기술적 자문만 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화웨이 5G 장비에 대한 “문제 없다” 또는 “우려 있다”를 밝히는 순간 미국·중국과 외교적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정부가 머뭇거리는 사이 사업자들의 5G 결정력도 늦어지고 국민적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 이어 화웨이 적합성 인증 받나?=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화웨이가 5G 장비에 대한 시험 절차를 끝낸 후, 최종적으로 시험이 적정하고 문제없음을 확인하기 위한 2번째 단계인 적합성 인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적합성 인증 신청은 이동통신3사의 5G 장비사 선정이 마무리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해당 기지국 장비 등에 대한 적합성 인증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을 5G 장비공급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 선정을 마쳤으나 최종 발표를 미루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를 포함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4벤더 체제 유지가 확실시된다.
화웨이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이통3사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네트워크 장비사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로 기술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가격경쟁력도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을 주축으로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정보 유출 관련 안보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고, 국민적 신뢰도도 걸림돌이다.
이에 정면 대응해 화웨이는 한국정부와 통신사가 요구할 경우, 필요한 검증절차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 글로벌사이버보안책임(GSPO)인 존 서포크 사장은 한국기자와의 화상 간담회를 통해 “화웨이가 정보를 빼내는 일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한국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준수하고, 한국 정부가 요구에도 당연히 수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당한 화웨이, 뒤로 물러선 정부 ‘5G 보안검증’ 제대로 될까?=화웨이의 이런 대응에도 정부는 화웨이 보안 검증의 책임을 이통사에 돌리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네트워크 일반에 대한 보안정책 차원에서 구성한 ‘5G 보안기술자문협의회’는 국민 우려 상황이 없도록 철저히 노력하겠지만, 이통사 자체 보안 검증에 대한 기술적 자문만을 추진할 계획이다.
5G 보안기술자문협의회는 이통사가 구입하는 장비에 대해 보안전문가와 협의해 점검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로, LTE 때 LG유플러스에 화웨이장비 보안연구반 형태로 운영한 것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박준국 과기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장은 “보안검증은 이통사가 하며, 정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떤 장비를 사용하든 보안점검을 거치도록 하고 자문하겠다는 것으로, 국민 우려 해소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형태로 기술자문을 하겠다”고 말했다 .
이어 “전세계 대체적인 나라의 보안 시스템이 공공분야에 들어가는 장비에 대해서도 절대 보안 인증제를 활용하고 있고, 민간 분야에 있어서는 자기책임 하에 망을 구성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도 상황을 봤을 때 최적의 접근 방방은 기술적 형태의 자문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