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5G 패권 경쟁 속에서 핫한 키워드중 하나는 '화웨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5G 시대의 진입 문턱에서 화웨이는 단순히 중국계 기술 기업이 글로벌 하이테크 시장에 참여한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기술적인측면만 놓고 본다면 화웨이는 5G시대를 준비하면서 가성비와 성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미국과의 외교적 이슈와 중국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고민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국내 뿐만 아니다. 화웨이의 5G시장 진입을 놓고 한국뿐 아니라 각국의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동맹국 사이에서도 이러한 기류는 동일하다. 미국과 호주는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 장비를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의 핵심동맹국이자 정보협력체인 일명 ‘파이브아이즈(Five Eyes alliance)’에 속한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글로브앤메일 등 캐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콧 존스 캐나다 사이버보안센터 최고책임자는 국회 공공안전 및 국가 안보 위원회에 참석해 “캐나다는 충분히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보안 취약점들 점검할 수 있기에 미국과 호주가 주도하는 화웨이 장비 금지 조치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공식 의견을 밝혔다.
앤드류 리틀 뉴질랜드 정보통신보안부 장관은 현지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뉴질랜드는 다양한 출처의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자체적이고 독립적인 보안 정책을 개발, 발전시켜 왔다”며 “5G와 같은 중요한 기술의 변화에 대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정부는 현재의 프레임워크가 새로운 환경에서 목적에 부합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셀러뉴스는 뉴질랜드도 5G 사업에 화웨이 참여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화웨이 장비에 대해 수년간 중국정부에 자국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금지한 상태다. 한국에서 LTE 장비 도입 때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선택하자 미국 의회에서 중국 통신망이 주한미군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 주한미군 기지 근처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기지국을 두지 않겠다는 조건을 덧붙이기도 했다.
호주와 일본도 미국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앞서, 호주는 5G 이동통신망 구축 입찰을 앞두고 화웨이에 안보 우려를 표했고, 화웨이는 이례적으로 공개서한을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잘못된 정보라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 감독기구는 화웨이 기술 프로세스가 영국 통신망을 새로운 위협에 노출할 수 있는 단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화웨이 배제 조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호주 정부의 결정 직후 댄 로이드 호주 보다폰 최고전략책임자는 “근본적으로 이 결정은 호주의 5G 미래를 저해하는 중요한 변화이며, 우리 사업에 의미하는 바를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으며, 마크 그레고리 호주 멜버른 RMIT대학 교수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경우 5G 출시 비용이 20~30%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편으로 유럽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5G 협력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 2위 통신사인 알티스의 포르투갈 지사가 화웨이와의 5G 네트워크 협력을 선언한 바 있다. 보다폰 스페인은 화웨이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빌바오, 말라가, 세빌레 등에서 5G 시험을 진행했다.
이탈리아 통신사인 TIM과 패스트웹(Fastweb)은 화웨이의 5G 상용화 기지국 장비를 선보였으며, 연말까지 일부 도시에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모나코의 모나코텔레콤은 화웨이와 지난달 초 5G 무선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한국의 경우, LG유플러스는 화웨이 5G 장비 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KT는 아직 발표 전이며, SK텔레콤은 우선협상대상자에 화웨이를 제외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로 정했다.
존 서포크 화웨이 글로벌사이버보안책임자(GSPO)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보안 우려를 제기하면 우리는 상황에 맞게 조치할 수 있으며, 중요한 포인트는 화웨이의 보안 취약성을 언급하지만 실제 정보 유출이 일어난 적이 없다”며 “다른 나라 정부 요구 사항도 다 맞춰왔고, 한국 정부가 보안 검증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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