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SK하이닉스가 청주 M15 팹(Fab) 준공식을 오는 4일 진행한다. 지난 2015년 8월 이천 M14 이후 3D 낸드플래시 전용으로는 최대 규모다.
M15는 M14와 비슷한 규모로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규모 부지에 들어섰다. D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균형 있는 제품군 구축과 함께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반도체 업계의 적극적인 증산에 대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 M11과 M12, 그리고 M14 상층부에서 2D·3D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 3D 낸드는 3세대(V2) 36단까지는 별 재미를 못 봤다. 그러다가 48단(V3)부터 조금씩 수익을 냈고 72단(V4) 3D 낸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M15는 이 72단 3D 낸드의 캐파(CAPA·생산량)를 극대화하는 시발점이다. 나머지 팹은 증산을 위한 캐파 감소를 피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계획이다.
클린룸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다음 단계는 장비 반입이다. 이제까지의 단계를 고려했을 때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1분기가 유력하다. 본격적인 72단 3D 낸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72단 512기가비트(Gb) 3D 낸드 기반으로 최대 4테라바이트(TB) 용량을 지원하는 시리얼ATA 규격의 SSD 개발도 마쳤다. 다만 기업용 시장에서 인터페이스의 비중을 따져보면 NVMe가 나와야 한다.
최근 데이터센터 트렌드가 같은 공간에서 메모리 밀도(용량)를 높이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서 시리얼ATA로는 가격을 바탕으로 한 저가나 중소기업 정도만 공략할 수 있다. 델EMC, HPE뿐 아니라 올플래시 업체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M15의 가치는 내년 개발이 완료되는 96단 3D 낸드다. 이 제품은 ‘차지 트랩 플래시(Charge Trap Flash, CTF)’ 기반으로 ‘퍼리퍼럴 언더 셀(Peripheral Under Cell, PUC)’의 위치를 수평에서 수직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PUC의 기본적인 개념은 면적을 줄이는 데 있다. 셀(Cell) 작동을 위한 퍼리퍼럴 트랜지스터 위에 곧바로 셀 어레이를 증착을 통해 올리는 방식이다. PUC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이미 마이크론이 비슷한 형태(Cell On Peripheral, COP)로 3D 낸드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SK하이닉스가 굳이 4D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마케팅 차원의 전략으로 봐야 한다.
안정화 기간, 96단 3D 낸드의 개발 시기를 종합하면 M15의 성패는 얼마나 빨리 72단 3D 낸드의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에 대해 예상보다 빨리 골든수율(70%대 추정)에 달성했기 때문에 수율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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