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부가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법제화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 주재하는 규제혁신점검회의에서 비식별 조치와 관련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개선과 데이터산업 활성화 방안이 논의된다.
앞서 문 대통령 주재로 지난 6월 개최될 예정이었던 2차 규제혁신점검회의는 준비 부족으로 취소된 바 있다. 이 때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 완화 문제를 핵심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매달 규제 하나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국무회의를 통해 의견을 전달한 만큼, 이번에는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번 대통령 보고에는 개인정보 개념에 대한 명확화, 가명정보 활용 범위, 데이터 결합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독립기구화에 대한 안건도 담긴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으로 꼽히는 빅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꼽히는 개인정보 비식별은 본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암호화한 후 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 '마이데이터' 산업 활성화 정책, 주목 = '데이터 중심'의 경제활성화 방안은 앞서 금융 부문에서는 이미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17일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 정보의 활발한 산업적 활용을 위한 방안을 제시해, 국내 핀테크 관련 업계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미 미국, EU 등에서는 다양한 핀테크기업이 출현해 개인을 대상으로 한 정보관리 지원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은 금융정보의 활용측면과 소비자 보호가 필요이상의 엄격한데서 오는 불균형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규제의 완화를 통해 핀테크 등 신성장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양질의 일자리도 만들겠다는 게 금융 당국의 전략이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산업(‘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을 별도로 신설하고, 관련해 본인 신용정보 통합조회서비스를 고유업무로 하되 신용관리․자산관리․정보관리를 위한 다양한 겸영·부수업무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함의, 재정의 필요 = 앞서 정부는 지난 2016년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법제화를 예고했으나 시민단체에서 재식별에 대한 위험성과 개인정보보호 측면의 우려를 제기하며 대립각을 펼쳐왔다.
반면, 기업에서는 한국의 비식별조치안은 개인정보보호를 너무 중요시 해 산업에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내왔다.
이에따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해커톤을 통해 개인정보보호와 활용 조화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개인정보·가명정보·익명정보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익명정보의 경우, 개인정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활용의 길을 열었다.
시민단체와도 일정 부분 합의를 이끌었으나 '데이터 결합'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 결합의 경우, 민간과 공공의 가명정보 결합을 허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고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시민단체와도 이전보다 여러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았으며, 대통령 주재 회의에 비식별조치 안건이 올라가는 만큼 법제화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며 “회의 이후 국회에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입법안으로 발의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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