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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올라탄 직불카드, 은행의 재도전 이번엔 성공할까?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권이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신용카드가 장악하고 있는 결제시장에 도전했으나 번번히 참패했던 은행권이 이번엔 '모바일 직불카드'를 무기로 다시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지난 31일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는 고객의 은행예금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관련 기술표준 개발,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마트폰과 은행계좌 기반의 현금카드를 소지하고 있음에도 신용카드서비스의 시장 선점으로 모바일 직불서비스(현금카드 기반)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모바일 직불카드는 은행권에서 꾸준히 사업 논의가 있어왔다. 금융고객이 자기 계좌 잔액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금융소비가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직불카드는 신용카드를 넘어서지 못했다. 국내에서 지급결제 관련 핀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신용카드가 그동안 구축해 온 네트워크와 편의성은 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직불카드 효용성에 대해서는 은행권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신용카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현재 서비스 되는 직불카드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도 신용카드 진출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그룹이 대부분 계열사로 신용카드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불카드 활성화에는 은행권 대부분이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년 전에 (모바일 직불카드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은행)가 안하더라도 누군가는 하게 되어 있다. 그럴 바에는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이 맞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핀테크 업체가 계좌이체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등 시장이 개방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은행들이 모바일 직불서비스에 동참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위한 기술표준이 마련되면 각 은행들이 참여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급결제사업은 네트워크 사업이다. 단독 기관이 시장을 키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은행이 공동으로 해야 성공한다. 공동으로 하면 정체되어 있는 직불서비스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가 오픈되면 모바일 직불카드 시스템 운영은 금융결제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직불카드가 CD공동망으로 대금정산을 하는 만큼 같은 망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모바일 직불카드가 신용카드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결제 편의성이 확보돼야 한다. 한국은행은 QR코드 결제를 통해 이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NFC 방식도 검토해봤지만 결제 단말기 보급률이 낮다는 점에서 제외됐다. QR코드 결제는 스마트폰에 모두 탑재돼 있는 카메라를 활용해 범용성을 확보하고 있고 ‘알리페이’ 등 글로벌 결제 업체들의 운영을 통해 서비스 편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수수료는 낮아지고 이에 따라 카드사가 제공하는 부가혜택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금융고객 입장에선 내 예금계좌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싶은데 마땅한 서비스가 없었다. 모바일 직불카드는 지급결제의 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나 VAN 시장에 불이익을 주려는 것이 아니고 신용카드가 구조상으로 고비용구조인데 불편해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결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여보자는 것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모바일, 실물기반의 직불서비스가 활성화돼 신용카드에 편중돼있는 결제 시장에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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