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대표 한성숙)가 인공지능(AI) 기반 뉴스 배열 시스템을 운영할 것이라 밝힌 가운데 이용자들과 전문가 그룹에선 여전히 기사 배열에 사람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포럼(위원장 김성철)은 서울YWCA회관에서 지난 1월 발족한 이후 논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 조사는 포털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 2141명, 뉴스 관련 전문가 10명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한 것이다. 포럼은 학계, 시민단체, 언론계, 정당, 이용자 등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김경희 위원(한림대 교수)은 “편집인과 인공지능을 조합한 기사배열에 압도적 선호(62.6%)를 보였다”면서 “이용자 10명 중 6명은 사람이 개입한 편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계(인공지능) 편집 선호도는 23.5%에 그쳤다.
김 위원은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기계편집 단계만으로 가는 것보다 사람이 개입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그룹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송경재 위원(경희대 교수)은 “에어스(네이버 인공지능 추천 시스템)를 도입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자칫 여론의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고 연예와 스포츠에 국한하는 게 어떻겠느냐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용자와 전문가 모두 아직은 인공지능의 기사배열 알고리즘이 불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그룹에선 ‘인공지능으로 기사배열을 통해 과연 투명성이 개선될 수 있느냐’, ‘프로그래머가 로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물론 이용자들도 ‘저널리즘의 원칙’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 위원은 “이용자들이 저널리즘의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사회적 약자나 남녀문제 공평 배열 그리고 정치권이나 이익집단 등의 외부 압력을 배제한 기사배열을 해줬으면 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포럼에선 인공지능과 사람이 혼재된 방식에 대해 인공지능이 1차 배열을 하고 2차로 전문가가 참여해 뉴스의 다양성을 볼 수 있도록 편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사람이 참여하는 현 방식을 유지한다면 편집인의 윤리교육 강화와 또 다른 대안 제시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성철 위원장은 “이용자 맞춤형 뉴스 제공이 추세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알고리즘 자체가 블랙박스처럼 돼있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라며 “특별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위원장은 “좋은 뉴스가 (최신 뉴스 등에) 밀릴 수 있어 편집인이 공존하면서 진화하는 형태로 갖고 가는 것이 맞다”며 “검증된 뉴스 전문가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배열을 담당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