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오늘날 디지털 금융 시대는 금융사에 새로운 조직을 요구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 축소 등 금융권의 업무 프로세스는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 업무 자동화를 위한 솔루션이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금융 업무는 재 정의되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 및 비대면 채널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마련이 금융사들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조직에 맞는 인재를 어떻게 수급하느냐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 금융사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조직이 다수 생겼다. 디지털 조직이 대표적이다. 금융사의 디지털 전략과 내재화를 빠르게 가속화하게 위한 디지털 조직은 금융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본부’급으로 격상됐으며 디지털 본부 아래 3개에서 5개의 부서가 모여 있는 형태다.
앞서 금융권에 ‘빅데이터’가 화두로 떠 올랐을 때 금융사들은 각자 빅데이터 전담 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자체적으로 보유 했던 데이터베이스아키텍터(DBA)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빅데이터 전담 부서는 최근 인공지능(AI)가 화두가 되면서 인공지능 부서로 흡수되거나 병행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신설되는 부서들은 금융사가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할 때 한시적으로 모이는 ‘태스크포스(TF)’와는 분명 다른 조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상시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원래 부서로 복귀하는 TF와는 달리 정식 부서로 운영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신설 부서들이 디지털 금융 시대에 보다 다양해질 것이란 점이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을 위한 전담부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모 증권사는 현업에 RPA 클라이언트를 만들어 주고 각 현업이 알아서 RPA를 만들어 사용하라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IT에 대한 이해가 없이 RPA를 뚝딱 업무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RPA 전사 확산과 적용 가능 업무를 발굴하기 위한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딜로이트컨설팅 김홍구 파트너는 “전문조직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경험을 공유하고 신규 기회를 도출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수행경험을 축적하고 전파하려면 집중화된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신설되고 있는 새로운 조직들이 금융조직 내에서 어디까지 영속성을 가지고 운영될 지는 미지수다. 앞서 빅데이터 전담 부서와 같이 다른 조직에 흡수되거나 보다 새로운 IT기술을 바탕으로 재조직 될 수도 있다.
다만 금융사에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그리고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일을 전담하는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생길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디지털 금융시대는 금융사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IT와 현업의 경계는 보다 모호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금융사 조직 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