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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거지하는 사람도 눈·귀가 즐거운 TV…LG전자 평택R&D센터 가보니

- 720도 화질 측정·원터치 음향 최적화·AI 색상 보정…LG전자, “올레드TV, 끝판왕”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설거지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측정을 하는지 매번 되새깁니다. 어떤 각도에서 TV를 보더라도 왜곡 없이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방에서 힐끔힐끔 보더라도 잘 보여야 하니까요.”(LG전자 TV화질팀 박유 책임연구원)

지난 23일 LG전자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를 방문했다. LG디지털파크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연구개발(R&D) 및 지원시설이 있다. 박유 책임은 ‘화질 자동 측정 시스템’ 담당. 높이 2미터가 넘는 장비에 TV를 부착해 어떤 방향에서 보더라도 같은 화질을 경험할 수 있도록 TV 화질을 측정한다. 기계는 720도 방향으로 돌아가며 시험을 진행한다. LG전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의 경쟁력이 이곳에서 탄생한다.

“같은 올레드TV라도 어떤 화질 칩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화질이 달라집니다. 2018년형 올레드TV는 인공지능(AI) ‘알파9’을 넣었습니다. 영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찾아줍니다.”(LG전자 TV화질팀 박성진 책임연구원)

소니 올레드TV와 비교시연. 박성진 책임의 말처럼 잡티와 입체감, 색상보정 등 2종의 TV를 비교하니 알파9의 장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옆에 있던 LG전자 AI프로젝트팀 이상석 책임연구원이 리모컨을 들었다. “지금 보는 드라마 줄거리 설명해줘”라고 말을 했다. TV 하단에 내용 설명이 뜬다. 콘텐츠 정보는 물론 각종 생활정보를 음성으로 TV에서 검색하고 실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자체 AI 딥씽큐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TV에 적용했다. AI 음성비서는 스피커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기기를 제어한다.

완벽한 화질을 위해 연구원은 일반 콘텐츠만 보는 것이 아니다. 컬러가 원본과 다르게 나오지 않는지, 조명에 따라 화질이 달라지지 않는지, 피부 톤의 자연스러움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는지 다양한 요소를 측정할 수 있는 콘텐츠로 시험한다.

“올레드TV의 장점은 균일도입니다. 액정표시장치(LCD)TV는 백라이트가 있기 때문에 콘텐츠 특성, 시청 상황, 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올레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각각의 화소가 빛을 내고 꺼지기 때문에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고 완벽한 블랙은 다른 색상을 더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LG전자 TV화질팀 김동환 책임연구원)

경쟁사 LCD TV를 곁에 두고 올레드TV를 틀었다. 정면에서 볼 때는 유사했지만 측면으로 갈수록 올레드TV와 차이가 벌어진다. 다만 실제 시청자가 느끼는 색감은 별개다. LG전자가 강조한 내용은 색좌표 기준색상 구현 능력이다.

TV는 영상만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영상만큼 소리도 중요하다. 화질만큼 소리를 검수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제품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지, 소리가 나오는 구멍을 어떻게 만드는지 등에 따라서도 음질이 달라집니다. 디자인 단계에서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있는 모습을 찾아 설계에 반영합니다.”(LG전자 TV음질팀 윤현승 책임연구원)

음질 시험을 위한 무향실은 정육면체 공간. 소리의 울림이 없도록 만든 방이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 자체를 검사한다. 정육면체방은 더 커다란 방 안에 격리돼 있다.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스피커 그 자체에서 나오는 음을 제대로 만들었다면 공간에서 듣는 느낌도 살펴야 한다. 이를 검사하는 곳은 청음실. 무향실과 달리 반사를 극대화 해 공간에 따른 소리의 왜곡을 잡는다.

“수백만원을 들여 오디오를 사도 매장에서 들었던 것과 집에서 듣는 것이 다른 이유가 공간에 있습니다. 버스킹을 하는 음악가가 노래는 잘 하지만 어딘가 소리가 부족한 듯 들리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우리가 직접 듣는 소리는 10~20%입니다. 나머지는 어딘가에 부딪혀 돌아오는 소리지요.”(LG전자 TV음질팀 박종하 책임연구원)

LG전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TV에 ‘공간인식 사운드’ 기능을 넣었다. 버튼을 누르면 리모컨의 위치를 기준으로 최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TV가 설정을 변경한다.

한편 LG전자 올레드TV는 작년 세계 12개국 비영리 소비자잡지의 성능평가에서 호평을 받았다. LG전자 TV사업은 연일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는 “실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 같은 화질과 음질을 만들기 위해서 올레드TV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평택=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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