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웨이 바탕 ‘전자·화학·통신’ 3대 사업 육성…R&D 산실 ‘LG사이언스파크’ 완공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구본무 LG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73세다.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에 따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장례는 가족장이다. 가족 외 조문과 조화를 받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그가 추구한 가치를 반영했다. 구 부회장에 대해 임직원 등은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 대기업 총수지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인물, 작은 것이라도 자신이 약속한 것은 꼭 지키려 한 사람 등으로 기억했다.
구 회장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맏손자다. 재계 3세 경영 모범사례를 썼다. 1975년 럭키(현 LG화학)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했다. 50세가 된 1995년 2월22일 LG 제 3대 회장에 취임했다.
“제가 꿈꾸는 LG는 모름지기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이 하지 않은 것에 과감히 도전해서 최고를 성취해야 하겠습니다.”(2015년 회장 취임사)
구 회장은 취임 직전 LG의 매출액은 30조원. 작년 LG 매출액은 160조원이다. GS와 LG 등을 계열분리 했음에도 불구 5배 이상 성장했다. 임직원은 같은기간 10만명에서 21만명으로 증가했다. 8만여명은 200여개 해외 현지 법인과 70여개 해외 지사에서 근무 중이다.
“LG가 세계적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업 구조를 어떠한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개편해야 하며 10년 20년 후에도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사업을 선택하며 역량을 집중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1996년 사원과의 만남)
사업군은 ‘전자-화학-통신서비스’ 3개를 핵심으로 키웠다. 전기차용 배터리 등 자동차부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놨다. 특히 영속기업 LG를 만들기 위해 서울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 연구개발(R&D)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완공했다.
“누구나 인정하는 ‘1등LG’, 이것이 우리 모두가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사가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이 돼야 하는 것입니다.”(2002년 신년사)
럭키금성을 LG로 바꾼 것도 구 회장이다. 사명(CI) 변경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 발표 직후 경영혁신 활동 연장선상에서 추진했다. 대내외 반대가 심했다. 구 회장이 글로벌 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결단을 내렸다. 그가 글로벌, 미래, 젊음, 인간, 기술 등의 의미를 담고 경영이념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및 ‘인간존중의 경영’을 형상화 한 LG의 심벌마크 ‘미래의 얼굴’을 정했다. 2003년 국내 대기업 최초 순환출자를 해소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도했다. LG 고유 기업 문화 ‘LG웨이’는 2005년 선포했다.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준의 경영을 실력을 배양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동도경영’ 행동방식으로 ▲궁극적인 지향점 ‘1등 LG’,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자는 것이 LG웨이다.
“기업은 국민과 사회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얻지 못하면 영속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더 나은 고객의 삶을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임해야 하겠습니다.”(2017년 신년사)
또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무를 강조했다. ‘LG의인상’을 설립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평범한 사람을 시상자로 선정했다. 경기 곤지암에는 ‘화담숲’을 조성했다. 화담은 구 회장의 아호다. 후대에 의미있는 자연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