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한국을 방문한 본사 외국인 임원을 인사동의 전통찻집에 데려갔는데, 구운 가래떡을 서비스로 주더라구요. 임원에게 이 떡이 공짜일 것 같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더군요. 떡이 맛있어서 더 달라고 했더니 주인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더 줬어요. 국내 IT시장에서도 ‘서비스’가 바로 이 공짜 가래떡과 비슷하다고 말했지요.”
우미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 파트너 및 SMC 사업본부 부사장<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 IT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이같이 비유했다.
때문에 가격이 오픈돼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대에서 파트너의 서비스 제공 역량은 더욱 중요해지며, 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 부사장은 지난 26년 간 국내 IT기업인 나눔기술과 아이티플러스를 비롯해 시트릭스, 퀘스트소프트웨어(델소프트웨어) 등 해외 주요 SW 기업 지사장을 두루 거친 후 2016년 말 한국MS에 합류한 국내 대표 여성 IT 리더다. 지난달 초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 한국MS에서 중소·중견기업 및 파트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기술이 변한다고 해서 시장이 금방 변하는 것은 아니며, 결국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것이 파트너 생태계”라며 “고객의 요구가 바뀌고 벤더도 최신 기술을 제공하고 있지만 파트너가 양쪽을 이해하고 변화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라이선스 SW를 팔던 파트너들은 이제 클라우드 시대에 적합한 서비스를 팔아야 한다. 라이선스 마진으로 파트너가 엔지니어, 영업사원을 고용해서 회사를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신 클라우드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한국MS 역시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고객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매니지드 클라우드 프로바이더(MSP)’ 개념으로 파트너가 사용량 측정부터 최적화, 다양한 부가가치서비스를 명시하고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고객 스스로도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우 부사장이 MS에 합류한 이후 약 18개월 동안 클라우드 서비스(애저)를 제공하는 파트너인 CSP(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 숫자도 2배 가량 늘었다. 그는 “파트너에게도 함께 변화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파트너 대상의 클라우드 관련 교육도 한 달에 많을 때는 50회 정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담당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도 업종을 불문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최근 한 국내 호텔 체인 고객사를 방문했는데, 이미 호텔 객실 일부에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더라”며 “이들은 단순히 특정 IT솔루션이나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업종이 어떻게 변화해 차별화할 것이냐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라고 전했다. 대화의 대상도 기존처럼 전산부서가 아닌 신사업추진팀이나 마케팅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그는 이어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IT는 ‘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라며 “IT영역이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산업별 접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파트너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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