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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주파수 경매…투자활성화·재정수입 확대 가능할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정부가 주파수 경매를 통해 재정수입 확대와 5G 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5GHz 대역 280MHz폭과 28GHz 대역에서 2400MHz폭의 5G용 주파수를 마련하고 오는 6월 경매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관심을 모은 경매방식은 1단계에서 낙찰받을 양을 결정하고 2단계에서는 낙찰받은 주파수의 세부 대역을 결정하는 클락 경매 방식이다. 3.5GHz 대역은 10MHz폭씩 총 28개의 블록을 만들었고, 28GHz 대역은 100MHz폭으로 24개의 블록을 만들었다.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면 2단계 경매에서 위치를 정하는데, 밀봉입찰로 최고가 조합이 낙찰을 받는 구조다. 사업자들이 증분을 결정했던 것과 달리 라운드별 증분을 정부가 제시한다.

정부가 클락 방식을 선택한 것은 과거 진행됐던 주파수 경매를 보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승자독식은 막으면서도 균등하게 배분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과거 주파수 경매 사례를 보면 정부의 고민이 이해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주파수 경매는 총 3차례 진행됐다.

첫 경매였던 2011년에는 800MHz, 1.8GHz, 2.1GHz 대역이 나왔고,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됐다. 동시오름입찰방식은 여러 개의 주파수 블록을 동시에 공급해 입찰자들이 각 블록의 주파수 가격을 여러 라운드 동안 증가시키면서 최고가를 제시한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황금주파수로 평가됐던 2.1GHz 대역에 SK텔레콤과 KT 참여를 배제했다. 3위 사업자 LG유플러스는 해당 대역을 단독으로 최저경쟁가격에 확보했다. 후발 사업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였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2.1GHz 대역에서 동시오름입찰 방식의 폐해를 톡톡히 겪었다. 당시 두 이통사는 1.8GHz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무려 83라운드에 걸쳐 경쟁했다. 4450억원에 시작한 주파수 가격은 9950억원까지 상승했다. 결국 SK텔레콤이 1.8GHz를 가져갔지만 '승자의 저주' 우려가 제시됐다. 그렇게 첫 주파수 경매는 논란 끝에 마무리 됐다. 800MHz를 가져간 KT도 지금까지도 혼간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투자를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승자는 LG유플러스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2013년 이뤄진 주파수 경매에서는 동시오름에 밀봉입찰을 혼합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첫 경매에서 나타난 과열경쟁이 반복되지 않도록 라운드 횟수를 50회로 제한했다. 이후 밀봉입찰을 통해 한차례 가격을 제시한 후 최고가를 제시한 곳이 주파수를 가져가도록 했다.

당시 2.6GHz대역의 40MHz폭 2개(A·B블록), 1.8GHz 대역 35MHz 폭(C블록), 1.8GHz대역 15MHz 폭(D블록) 등을 밴드플랜1과 2로 구분해 경매가 진행됐다. 밴드플랜2가 승리해 SK텔레콤이 1.8GHz 35MHz폭을 1조500억원에, KT가 인접대역 1.8GHz 15MHz폭을 9001억원,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 40MHz를 4788억원에 확보했다. 전체적으로 이통3사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가 도출됐다.

세 번째인 2016년 경매도 혼합방식으로 진행됐다. ▲700MHz 40MHz폭(A블록) ▲1.8GHz 20MHz폭(B블록) ▲2.1GHz 20MHz폭(C블록) ▲2.6GHz 40MHz폭(D블록) ▲2.6GHz 20MHz폭(E블록)이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1일차 7라운드까지 진행됐던 주파수 경매는 2일 8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종료됐다. 7~8라운드 연속으로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D블록인 2.6GHz 광대역 주파수만 가격이 2947억원이 상승했을 뿐 나머지 대역은 최저경쟁가격에 낙찰됐다. 사업자들이 자기가 필요한 영역에만 집중했을 뿐 과거처럼 경쟁사 부담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자들은 나름 합리적 선택을 했지만 정부는 경매흥행에 실패한 셈이 됐다. 재정수입 확대라는 포기할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여기에 700MHz 대역은 유찰돼 수요와 공급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클락 방식을 통해 일정부분 경매 흥행, 즉 재정수입도 어느정도 충족시키고, 5G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나치게 비싸게 공급하지 않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하지만 이통3사는 최저경쟁가격(3.5GHz 대역 2조6544억원, 28GHz 대역 6216억원)에 대해 “비싸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아직 결정되지 않은 총량제한 범위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과열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클락 경매를 통해 주파수 재정수입 화대와 5G 투자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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