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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협회장 낙하산 논란…정권 바뀌어도 여전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국내 유료방송의 양대 협회장이 선임됐다. 공교롭게도 방송의 전문성 보다는 정권과 관계가 깊었던 인사들이 임명됐다. 여야가 10년만에 바뀌었지만 여권 인사의 산하 협회장 낙하산 논란은 바뀌지 않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22일 총회를 열고 김성진 전 여성부차관을 11대 회장으로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지난해 9월 15일 배석규 회장 사임 이후 6개월만이다.

김 신임 회장은 “언론과 정부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업계 위기를 정면 돌파해 가겠다”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력만 놓고 보면 유료방송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2005년 EBS 부사장 이력이 방송과 관련된 주요 경력이지만 방송보다는 교육에 가깝다. 차관 경력도 있지만 통신방송, ICT 등과는 무관한 여성부에서 있었던 일이다. 업계 현실상 정부와 대면해야 할 일이 많은데 방송통신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는 무관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임감사 경력도 업계와 연계성을 찾기 힘들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에서의 활동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김 신임회장은 1998년 대통령 보도지원비서관, 대통령 국내언론 1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결국 업계는 여권과의 높은 친밀도가 이번 회장 선임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석규 회장 사임 이후 강대인 전 방송위원회 위원장이 신임회장으로 거론됐고, 케이블TV 업계에서도 별다른 이견 없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지만 선임이 늘어지면서 결국 없던일이 됐다.

케이블TV협회 회장에 청와대나 여권과 친밀도가 높은 정치적 성향 인사가 내려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정부서 홍보수석을 맡았던 윤두현씨가 케이블TV협회장을 맡았지만 이후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에 짐을 싼 사례가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여권과의 친밀도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규제산업 특성상 회장에게 정무적 활동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권과의 좋은 관계는 업계 현안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블TV 업계는 통신업계와의 경쟁에 밀려 산업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합산규제 일몰, 인수합병(M&A)을 위한 제도개선 등의 이슈에도 직면해 있다.

친여권 인사가 내려오는 것은 이미 회장선임을 마무리 한 한국IPTV협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선임된 유정아 회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국민참여본부 수석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방송업계 인사로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노무현시민학교 교장 등 현 여권과 높은 친밀도가 협회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번만 그런 것은 아니다. IPTV의 등장과 함께 설립된 IPTV협회는 10년간 여권과 관계가 깊은 인사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초대 회장 김인규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언론특보였고 조선일보 출신인 이종원 회장은 박근혜 정부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맡은 바 있다. 특히, IPTV협회장의 경우 조직 자체가 크지도 않은 상황인데 회장의 경우 2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가 공개한 IPTV협회장 연봉은 2억2600만원으로 과기정통부 산하 협회장중 최고였다. 케이블TV협회장도 2억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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