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미국에서 현대·기아차 차량의 에어백 작동불량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됐다.
우선적으로 에어백 공급업체와 현대·기아차(완성차 업체) 중 어디서 결함이 발생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완성차 설계상의 문제임이 확인되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내 브랜드 관리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16일 메리츠종금증권(김준성, 이종현)은 “관건은 최종 귀책업체 확인인데 귀책여부에 따라 치명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타카다(Takata) 등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안전 문제는 업체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메리츠종금증권은 “만약 (공급업체 제품 불량이 아닌) 완성차 설계의 문제였다면, 이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훼손 및 징벌적 과징금 부담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아직 조사 시작 단계인 이번 이슈에 대해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2위 에어백 업체 타카타는 에어백 전개 시금속커버가 파열되며 탑승자 상해를 발생시키는 문제로 2014년부터 19개 자동차 업체 총 4310만개 제품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 타카타는 리콜비용, 벌금, 피해자 합의금 등 총 20조4000억원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으며 상장폐지 및 매각 절차를 밟았다.
16일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는 2011년형 현대 쏘나타 및 2012년, 2013년형 기아 포르테의 전방충돌사고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관련 사고 건수는 각각 4건, 2건이며 이 사고를 통해 4명의 사망자 포함 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조사의 핵심은 ACU(에어백 컨트롤 유닛)의 EOS(전압 과부하)에 따른 에어백 불량 발생 여부”라며 “현대차종인 쏘나타 충돌사고 4건 중 3건은 이미 ZF-TRW가 공급한 ACU 불량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한 건 또한 같은 관점에서 ZF-TRW와 공동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모델 15만5000대에 대해선 지난 2월 리콜이 발표된 바 있다.
ZF-TRW는 세계 2위 종합부품업체이자 세계 3위 에어백 공급업체다. ZF-TRW는 성명을 통해 “당장은 비밀유지 약정에 의해 어느 업체가 자신의 ACU를 구매했는지 밝히기 어려우나, NHTSA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NHTSA는 “기아차 포르테도 같은 ACU를 사용했으며, 이미 지난 16년 140만대에 대한 에어백 리콜을 진행한 Fiat Chrysler 또한 같은 문제를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NHTSA는 ZF-TRW의 ACU 불량에 대한 점검과 함께, 같은 ACU를 장착한 모든 차종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라 ZF-TRW의 ACU 불량이 문제의 원천이라면, 대량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는 부품업체 특성상 제2의 타카타 사태가 발생 가능하며, 현대·기아차의 리콜 비용은 모두 ZF-TRW에게 귀속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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