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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와이브로 퇴출수순…사업자 전환 박차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 때 전세계를 호령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산 통신기술 와이브로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표준화에 밀리고, 더 이상 진화하지 못하면서 사업자들도 손을 놓았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 주파수를 재할당 받았다. 당시 KT와 SK텔레콤은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각각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2017년까지 와이브로 가입자 규모를 340만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정부에 약속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으로 와이브로 가입자는 KT 28만3308명, SK텔레콤 5만1649명 등 33만495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자의 약속과 달리 10분의 1토막이 났다. 한 때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도 했지만 표준화 경쟁에서 LTE에 밀리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데이터 트래픽도 계속해서 감소 중이다. 올해 1월말 와이브로 데이터 트래픽은 815테라바이트(TB). 전년대비 68%나 줄어들었다.

와이브로 서비스 초창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동글과 넷북, 와이브로폰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가격도 저렴했다. 지금도 10기가 이용에 월 1만1000원으로 LTE에 1만6500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LTE에 비해 좁은 커버리지, 느린 속도 등은 가격의 장점을 상쇄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네트워크 투자는 물론, 이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와이브로 가입자를 LTE로 전환시키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KT는 최근 와이브로 고객을 대상으로 LTE에그 전환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와이브로에서 LTE로 전환하면 24개월간 요금을 와이브로 요금제와 동일한 가격으로 할인해 준다.

여전히 가격에 장점이 있지만 가입자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1년 후면 주파수 이용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정부가 와이브로 용도로 주파수를 재할당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사업자 역시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갈 의지가 없다.

과거 KT는 와이브로 주파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분할 방식인 LTE-TDD로의 전환을 건의하기도 했지만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LG유플러스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없던 일이 됐다.

주파수 이용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새로운 정책이 투입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2012년 KT와 SK텔레콤이 2.3GHz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낸 대가는 각각 193억원(30MHz폭), 173억원(27MHz폭)이었다. SK텔레콤은 비슷한 대역인 2.6GHz 주파수 40MHz를 확보하는데 무려 9500억원을 지불했다. 효율성을 감안하면 2.3GHz는 그야말로 헐 값 대우를 받은 셈이다. 하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주파수 이용대가는 적었지만 가입자 수를 감안할 때 요금대비 투자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서비스로 남을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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