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정의용 창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특사단의 방북과 방미 결과로,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메가톤급 이벤트가 마련됐다.
지난 2월9일 개막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불과 2개월여만에 남-북 뿐만 아니라 주변국을 둘러싼 첨예한 긴장관계도 극적으로 반전된 모양새다. CNN, 뉴욕타임즈, BBC 등 주요 외신은 9일에 이어 10일에도 주요 뉴스로 북-미 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향후 협상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과 함께 주로 '북-미 담판을 통한 비핵화가 가능할 것인가'에 보도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같은 한반도 안보 지형의 역동적인 반전은 그동안 우리 경제 및 산업계를 짓눌러왔던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한편으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노골화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전운도 동시에 높아지는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국내적으론 한국GM 사태, 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악재가 만만치 않게 놓여있다.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형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극적인 해빙무드, 불확실성 감소 - 거시경제지표 안정 = 지난 9일(한국시간), 방미 특사단이 '5월 북-미 정상회담'성사를 발표하자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6.37 포인트 상승한 2,459.45로 마감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에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폭탄' 악재가 발생했지만 호재가 악재를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071.20으로 전일대비 0.07%하락하는 등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4월 한-미 군사훈련이 예정돼있지만 한반도 긴장완화 분위기는 일단 5월까지 예측가능한 상황에 놓이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경우, 경협재개 등 기존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정세 변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우려됐던 코스피 시장도 한반도의 해빙 무드가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9일 마감한 코스피 시장에서 전일대비 2,7000원 상승한 2,487,000원으로 마감해 250만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일 대북 특사단의이 남-북 정상회담과 정상간 핫라인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방북결과를 발표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로 전환해 9일 백악관 발표까지 나흘간 계속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수는 5000억원에 육박했다.
앞서 1주를 50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 발표와 함께, 양호한 2017년 4분기 실적이 제시됐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시장이 기대했던 만큼의 반등없이 오히려 횡보를 보여왔다.
금융투자업계는 갤럭시S9 예약판매가 시작되고, 반도체시장 전망도 여전히 우호적인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향후 남-북 긴장완화가 또 다른 주가 변동 요인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금융투자업계가 잡고있는 삼성전가의 목표주가는 330만원~350만원선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과 같은 군사적 긴장상황이 해소되지않는 한 삼성전자 주가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트럼프 주도의 신 무역전쟁, 불확실성 확대 =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는 중국과 EU 등 세계 주요 교역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복 관세부과 등 경쟁국들이 대응에 나설 경우, 글로벌 무역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미국측에 철강 관세부과의 예외 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현실성이 높게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투트랙을 중심으로 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앞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재에 대해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안에 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을 제외한 수입 철강재에는 25%, 알루미늄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게 된다. 이번에 제외된 캐나다와 멕시코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국가에 대한 예외없는 조치가 단행된 셈이다.
이와함께 군산공장 폐쇄 결정 발표로 촉발된 한국GM 문제의 처리도 국내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적인 관심사다. 우리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철저한 실사를 전제로 한 조건부 지원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공은 GM측으로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GM 본사가 다양한 협상안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한국GM 대출금에 대한 출자전환 여부, 글로벌 신차 물량 배정과 구조조정 방안 등이 관심사다. KDB산업은행은 내주 한국GM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다.
한편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한-미 FTA 추가 협상 진행상황도 변수다. 미국측이 무역적자 시정을 이유로 시작된 협상인만큼 우리 정부가 미국측의 공세를 과연 어느선까지 방어해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논의에서비켜나 있던 '지재권'분야가 새로운 미국측의 통상압박 표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IT업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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