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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블록체인 사업 합종연횡 가속화…주도 인물은?

왼쪽부터 한빛소프트 김유라 대표, 제스트씨앤티 전종희 대표, 모다 김정식 대표 (사진=한빛소프트)
왼쪽부터 한빛소프트 김유라 대표, 제스트씨앤티 전종희 대표, 모다 김정식 대표 (사진=한빛소프트)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을 둘러싼 게임업계 내 합종연횡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게임업계 주요 인사들은 물밑에서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임 및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모색하면서 손을 잡거나 세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는 게임 아이템 거래와 가상화폐 간 사업 연관성이 높아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새로운 기회로 파악하는 업체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게임업계 유명인사인 비엔엠(B&M)홀딩스의 김영만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사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99년 한빛소프트를 설립한 국내 게임업계 1세대 인물이다. 그는 그동안 게임업계에서 다져온 인맥 네트워크를 통해 여러 게임업체의 뒷면에서 가상화폐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엔엠홀딩스는 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아이템 중개업체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보유 중이던 한빛소프트 지분을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최근 다시 한빛소프트의 경영권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김 회장이 한 사모펀드와 손 잡고 한빛소프트의 경영권을 되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7일 한빛소프트의 최대주주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하며, 지분 매각 검토 소문이 사실임을 밝혔으나 매각 대상이 어디인지에 대해선 답을 미뤘다.

김 회장은 한빛소프트 지분을 매각한 이후에도 등기임원으로 있으면서 고문 역할을 해왔다. 또한 여전히 한빛소프트 주식을 6.12% 보유한 2대주주다. 한빛소프트를 매각하고서도 지속적으로 회사와 연을 이어온 것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인맥을 활용해 가상화폐 관련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한빛소프트의 경영 일선에 다시 복귀하려는 것도 가상화폐 사업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2008년 한빛소프트를 매각한 뒤, 2012년 비엔엠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2016년 대표직에서 물러나 배후에서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엔엠홀딩스는 제스트씨앤티, 파티게임즈, 옐로모바일, 한빛소프트 등 게임업체는 물론, 가상화폐거래소 및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와 두루 연결돼있다. 비엔엠홀딩스는 코스닥 상장사인 통신단말기업체 모다(대표 김정식)의 자회사다. 모다는 지난 2016년 비엔엠홀딩스와 파티게임즈를 인수했다. 모다는 한빛소프트, 제스트씨앤티와 함께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제스트 사업에 공동 투자하고 있다. ‘공룡벤처’ 옐로모바일은 오는 4월 모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블록체인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비엔엠홀딩스와 파티게임즈 간에도 구조 재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비엔엠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올해 안에 합병할 계획이다. 파티게임즈는 SBI인베스트먼트가 800억원 규모로 결성하는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해 비엔엠홀딩스 지분 70%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BI인베스트먼트가 모다로부터 비엔엠홀딩스 지분 50%를 인수하고, 파티게임즈가 콜옵션 행사를 통해 다시 지분을 매입하는 식이다.

파티게임즈가 비엔엠홀딩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가상화폐 사업 추진에 더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비엔엠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파티게임즈는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사업을 더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티게임즈는 올 상반기 안에 게임코인 ICO(가상화폐 공개)를 진행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한빛소프트, 모다, 파티게임즈는 지난 1월 가상화폐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작년 말 파티게임즈와 비엔엠홀딩스는 300억원 규모의 ICO 대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빛소프트, 모다, 제스트씨앤티, 비엔엠홀딩스, 파티게임즈, 옐로모바일 등이 서로 얽히고설킨 모양새다. 특히 한빛소프트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작년 모다의 가상화폐 사업을 주도한 데 이어, 코인제스트 사업에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편 비엔엠홀딩스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과도 연결고리로 이어져있다. 비엔엠홀딩스의 자회사 아이템매니아를 통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템매니아 출신들은 빗썸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의 지분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실세’ 파악이 쉽진 않으나, 작년부터 업계 일각에선 아이템매니아의 이정훈 전 대표가 빗썸의 실세란 소문이 떠돌았다.

이정훈 전 대표는 아이템매니아를 설립한 인물로, 지난 2016년 이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아이템매니아의 대표직을 물려받은 이가 바로 모다의 김정식 대표다. 빗썸의 내부소식을 잘 알고 있다는 한 관계자는 “다른 사람들은 앞전에 서 있는데 이정훈 전 대표만 뒷전에 서서 (빗썸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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