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오라클이 한국을 포함한 12개 지역에 데이터센터(IDC) 설립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향방이 주목된다. IDC 거점 마련을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다.
오라클은 지난 2011년 서비스형 플랫폼(PaaS) 및 소프트웨어(SaaS)를 시작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을 확대했다.
이번 국내 IDC 마련을 통해 데이터 주권을 비롯해 개인정보보호 등에 민감한 금융 분야 등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보안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공교롭게도 13일 오라클은 하나금융그룹과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 구축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LN은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이다. GLN 회원사는 세계 어디서나 포인트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포인트로 일본에서 물건을 사거나, 달러 송금도 가능하다.
이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는 만큼, 오라클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건립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구글, 알리바바까지 전세계 IT거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 데이터 저장 금지하는 정부 규제나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따라 국가별 데이터센터 구축이 일반적인 추세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16년 1월 서울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지칭)을 런칭했으며 IBM도 SK C&C와 함께 판교에 클라우드 IDC를 꾸렸다. 지난해 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클라우드 센터를 오픈했다. 현재까진 IDC를 직접 건립하는 대신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IDC의 상면을 임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MS는 향후 부산에 직접 IDC를 건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오라클 역시 통신사 등의 IDC를 임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초 KT 목동2센터과 입주 협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보통 글로벌 기업의 IDC는 보안 등의 문제로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오라클은 클라우드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만큼, 인프라 확장이 중요하다. 오라클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11개 지역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번 한국을 포함해 12개가 추가되면 총 23개가 된다.
AWS은 현재 53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12개 추가 건립이 예정돼 있다. MS 애저 데이터센터도 39개에 달한다. 구글도 이달 초 2019년까지 5개의 새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아마존은 44%, MS는 7.1%, 구글은 3%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오라클은 0.3%에 불과하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오라클이 갖는 위상은 이들 기업에 비해 큰 편이다.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핵심인 데이터베이스(DB) 시장에서의 막강한 시장 지배력과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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