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게임

‘게임 빅3’ 쏠림 뚜렷, 최악의 보릿고개 시작됐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7년 게임 시장에선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이른바 빅3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에 빅3 비중이 점차 커졌고 이 같은 업계 양상이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작년 게임업체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빅3가 업계 최고 수준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빅3의 작년 매출 규모는 ▲넷마블 2조4248억원 ▲넥슨 2조2987억원 ▲엔씨소프트 1조758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각각 33%, 28%, 79% 매출이 증가했다. 조단위 매출 기업들이 수백, 수천억원대 중견·중소 게임업체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작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으로 내수 시장에서 전례가 없는 초대형 성공을 일궜다. 이에 지난해 1조 클럽에 가입하고 올해 곧바로 2조 클럽 입성도 바라보게 됐다.

넷마블의 주력 매출원 리니지2레볼루션에 이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까지 흥행했고 넥슨의 연타석 게임 흥행 그리고 중국산 게임들의 공세로 빅3 외 업체 입장에선 지난해부터 사상 최악의 보릿고개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빅3 제외한 업체들, 매출 정체 또는 하락세=빅3의 뒤를 잇는 중견기업 컴투스와 NHN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성적표를 보면 최근 업계 현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기업은 지난해 성장세 없이 전년 수준의 매출 규모를 이어갔다. ▲컴투스가 5117억원 ▲NHN엔터테인먼트(게임부문)가 475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0.3% 줄고 0.6% 늘어난 수준으로 실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들 뒤를 잇는 ▲카카오 게임부문은 지난해 3421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6.8% 증가, 여타 기업보다 소폭 나은 수준에 그쳤다.

1000억원대 매출 기업들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작년 기준 ▲네오위즈 1740억원 ▲웹젠 1662억원 ▲위메이드 1096억원 ▲게임빌 1064억원 순으로 매출을 일궜다.

이 가운데 네오위즈와 웹젠, 게임빌은 전년대비 9%, 24.4%, 34.1% 매출이 감소했다.

빅3를 제외한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게임업체 중에선 위메이드만 유일하게 상당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년대비 30.7% 매출이 늘었다. 미르의전설 지식재산(IP) 제휴와 국외 로열티 성과가 더해진 결과다.

◆‘국내 갇히거나 차기 흥행작 전무’ 허리 무너진 게임업계=이처럼 빅3를 제외한 대다수 게임업체들은 기존 라이브 게임들의 매출 감소와 신작 부진이 겹치면서 실적 정체기에 놓이거나 큰 폭의 하락세를 겪는 중이다.

컴투스는 간판게임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성공으로 빅3 다음가는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으나 수년간 차기 흥행작을 내지 못해 최근 성장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빅3가 꾸준히 흥행작을 내는 것과는 대비된다.

여타 기업들은 글로벌 매출 기반이 약한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마저 빅3와 중국산 게임의 공세에 밀리면서 매출이 줄고 이익이 대폭 줄거나 적자 기업이 나왔다. ‘산업계 허리가 무너졌다’고 볼만한 상황까지 도달한 것이다. 빅3와 나머지 업체간 매출 규모가 1~2조원대로 크게 벌어졌다.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 발췌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 발췌
이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한자릿수 성장률’ 시대에 접어들었다. 점차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뺏고 뻇기는 제로섬 양상이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올해 빅3는 국내에만 수십종의 신작을 쏟아낸다. 3사의 공세에 버틸 업체는 많지 않다. 결국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견 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이다.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실적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게임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2년 전에 게임 유저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 왔다. 장르가 (MMORPG 등으로) 코어해지면서 시장 규모(객단가 상승)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이제 정체 또는 미미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소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중소 게임회사들이 국내만 보는 경향이 있다”며 “메이저 회사와 (일본, 북미 등) 메이저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타깃 국가를 명확히 해서 진출하는 등의 보다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