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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브로드컴이 퀄컴에 새로운 인수합병(M&A) 제안을 했다. 주당 인수가액(70달러→82달러) 높이고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을 포함한 주요 이사회 멤버를 합병법인 이사회에 포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이에 대해 퀄컴은 “브로드컴의 제안을 확인했고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이사회가 검토를 마칠 때까지 어떠한 의견도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브로드컴이 인수제안을 했을 때와 마찬가지 반응이다.
이후 퀄컴은 이사회를 열어 3가지 이유로 인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이 퀄컴을 과소평가 ▲각국의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 ▲합병이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번 새로운 인수제안은 각각의 이유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강하다. 과소평가 받지 않을 만큼 돈을 더 얹어주고 12개월 안에 합병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덧붙여 폴 제이콥스 회장을 합병법인의 이사회로 포함해 퀄컴 주주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당연히 이로 인해 주주의 이익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한 것이다.
예단할 수 없으나 호크 E.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가 재무통이고 막후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실버레이크파트너스와 같은 미국 투자펀드가 확보한 실탄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퀄컴 이사진의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이전보다 조건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퀄컴 이사진의 판단과 함께 골드만삭스, 에버코어, 센터뷰파트너스와 같은 투자&법률자문사가 어떤 의견을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밝힌 것처럼 결국 회사 전체의 방향성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면 이들이 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퀄컴의 핵심 이사진을 유지하겠다고 브로드컴이 제안했으니 솔깃할 수도 있다.
시장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1년 전보다 M&A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금리 인상과 투매(하락장에 대량으로 주식을 파는 것)로 인해 뉴욕증시가 폭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 몇 년 동안 업계의 M&A는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현금보유액까지 늘어나면서 몸집을 불리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끝났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서서히 올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브로드컴이 퀄컴을 품는다면 사실상 막차다. 문제는 막차에 오르면서까지 대가를 치를 준비가 양사 주주와 이사진에 있느냐는 점이다. 브로드컴은 수긍했지만, 퀄컴은 다른 선택을 했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퀄컴 투자자 사이에서 반도체와 IP를 담당하는 라이선스 법인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점, 퀄컴의 시장지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 규제당국과 경쟁사의 견제로 고유의 사업 플랫폼이 흠집이 생겼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M&A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퀄컴은 이 사건 자체로 이전과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어서 고민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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