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위메프가 오픈마켓 형식의 판매 방식을 도입한다. 다만 부분적인 도입일 뿐 기존 소셜커머스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소셜커머스 플랫폼 위메프(대표 박은상)는 오는 14일부터 ‘셀러마켓’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판매자가 딜을 직접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도입 배경은 상품 구색 및 제품 다양성을 늘리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서비스 자체를 오픈마켓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중개사업자 지위 획득을 위한 절차도 밟지 않았다”며 “업태를 추가하는 것 뿐, 소셜커머스를 유지하겠다던 올 초 선언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는 통상 상품기획자(MD)가 상품을 기획하고 선별해 판매하는 구조의 ‘통신판매업’이다. 업체가 직접 물건을 검수하고 판매하므로 소비자 신뢰도가 더 높고 문제 상품에 대한 대응이 빠른 장점이 있다.
다만 판매 딜 등록에 품이 많이 들어 상품 구색 확대에 한계가 있다. 현재 위메프가 보유한 상품 수는 190만개 수준이지만, 기존 오픈마켓 업체의 경우 6000만에서 1억개 수준의 상품 수를 확보하고 있다. 상품 수가 많을수록 거래량이 많아지고 수수료를 포함해 플랫폼 매출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 포털 검색 등을 통한 이용자 유입이 많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소셜커머스 방식은 인건비가 더 들어가므로 통상 판매 수수료도 오픈마켓에 비해 더 비싼 편이다. 수수료는 카테고리 별로 상이하지만 오픈마켓은 8~12%, 소셜커머스는 10~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판매 물건에 문제가 있을 경우 책임도 플랫폼이 직접 져야한다.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역할만 한다. 소셜커머스의 특징을 그대로 뒤집어 적용할 수 있다. 제품 구색이 다양하고 플랫폼의 법적 책임이 적다. 다만 문제 제품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도의적 비난은 플랫폼이 받는다. 따라서 등록 후 모니터링 역량과 사후 대처 능력이 중요해진다.
쿠팡의 경우 오픈마켓 도입 이후 몰래 카메라, 살충제 달걀, 유해 의혹 생리대 등 문제 소지 가능성이 있는 상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당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오픈마켓은 제품에 도의적 문제, 안전성 의혹이 있더라도 법적 문제가 없다면 판매자에 판매 중단을 요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쿠팡이 오픈마켓을 운영할 역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스템을 도입해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위메프 역시 판매자가 직접 딜을 등록하는 시스템은 기존 오픈마켓과 같다. 다만 딜 등록 후 1~2일 정도 위메프가 제품을 검수하는 시간을 둬 제품 안정성을 더 확보해 차별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문제 발생 시 바로 판매를 중단할 수 있도록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명시한 상태에서 시스템을 도입한다.
제품의 노출 방식도 차별화한다. 기존 오픈마켓은 ‘아이템 위너’ 방식으로 상단에 광고 상품을 우선 노출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이다. 위메프는 셀러마켓에 상품 판매량 등 종합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해 노출 순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위메프가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CS(고객서비스)정책 등을 셀러마켓 시스템에 잘 녹여낼 계획”이라며 “판매자가 직접 딜 가격과 콘텐츠를 관리하면서 위메프 MD 역량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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