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은행 CEO들의 새해 숙제 ‘IT・디지털’…어떻게 구현될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7-12-10 09:56:10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18년 IT・디지털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가 은행장들의 최대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스스로를 IT기업이라 천명한 가운데 국내 은행권에서도 이러한 디지털금융 화두가 2018년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미 디지털금융 분야에 대한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조직개편을 통해 다시한번 변화의 방향성을 잡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는 임원 인사를 통해 신임 IT전략본부장에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출신의 이봉의 상무를 승진 발령했다. IT전략본부장은 농협그룹 CIO(최고정보화책임자)의 역할이며, 지난 7월 신설됐다.
특히 농협그룹 CIO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농협경제 등 농협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농협의 디지털 전략을 조정하는 역할이 주업무다. 농협그룹 전체의 중복된 디지털 투자를 없애고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법의 영향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과거에는 농협중앙회, 농협금융, 농협경제 각 부문별로 시너지에 대한 관념이 느슨했던 것과 비교해 이번 인사는 그런 기류의 변화를 예고한다.
아직은 전임 행장들의 역량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일단 신임 은행 CEO들의 각오도 눈여결볼만 하다.
지난달 30일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손태승 선임부문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디지털 선도은행을 목표로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손태승 내정자는 은행장 면접 당시 차세대 ICT 시스템 안착 및 4차 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디지털 경영을 비전 중 하나로 제시한 손 내정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서 디지털 경영을 보완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보완해서 디지털 선도 은행이 되겠다”며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채널도 늘리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 10월 취임한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이 달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T역량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빈 행장은 타 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브랜드와 영업력 등을 IT를 바탕으로 극복해나가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그는 “IT기반의 고객확보에 나서겠다”며 “카카오뱅크 수준의 한도와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시하는 등 IT를 통한 고객창출 노력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IT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허인 신임 KB국민은행장도 지난달 21일 개최된 취임식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뱅크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며 “접근성·편의성·보안·디자인 면에서도 당연히 최고여야지만 고객이 가장 많이 찾아올 수 있는 디지털 뱅크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선 “IT와 디지털이 점점 더 중요한 은행의 경쟁력으로 등장할 것이다. 경쟁자보다 조금이라도 앞설 수 있도록 트렌드를 정확히 읽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은행권 수장들이 연이어 IT와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이 달 말에서 내년 초까지 예정된 조직개편 방향에서도 IT 및 디지털 관련 부서의 조정 및 융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교롭게 대형 시중은행들의 임원들이 올해 말과 내년 초 대부분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어서 큰 폭의 교체 인사와 함께 IT 및 디지털 분야의 수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농협금융은 이달 4일 께 4차 임추위를 열고 2~4명의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면접을 거쳐 차기 농협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 초 후임 행장을 선임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농협은행은 2018년 1월부터 출범하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에 주재승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장을 내정했다. 주재승 CDO는 부행장보로 승진, CDO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조재현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올해 임기가 만료되며 신한은행 서춘석 부행장(CIO / 디지털그룹장)도 올해까지가 임기로 재신임 여부, 혹은 새로운 인물의 발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지방은행 및 국책은행 들의 디지털 전략 구체화를 위한 조직 개편 및 인선에도 올 하반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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