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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가 베인캐피털 주도의 한미일(韓美日) 연합에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도시바메모리, TMC)를 매각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직 최종 계약서에 양측이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어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으나, 구체적인 도시바메모리 출자방안과 웨스턴디지털(WD)과의 분쟁과 관계없이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명시했다는 점에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21일 도시바는 보도자료를 통해 베인캐피털 컨소시엄(한미일 연합)에 도시바메모리를 매각할 것을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마이니치, 아사히 등 일본 주요 외신은 이르면 오늘 최종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경우 도시바는 각국의 반독점 심사와 실무에 곧바로 들어가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바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과 막판까지 ▲도시바메모리 평가액 ▲고객사를 고용 확보의 관점을 포함한 메모리 사업에 끼치는 영향 ▲각국의 반독점 심사 통과 ▲정부 기관의 승인 ▲2018년 3월까지 매각 완료가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졌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의 돈을 받아내고 도시바메모리 경영권까지 얻어내겠다는 도시바의 의중이 거의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도시바는 철저한 양다리 전략으로 원하는 방안을 충분히 이끌어냈다. 한미일 연합에서는 앞서 언급한 소송에 필요한 자금과 함께 별도의 연구개발(R&D) 비용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WD로부터는 소송 취하는 당연하고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조건을 이끌어냈다. 최대한 시간을 끌고 고민을 거듭할수록 도시바가 유리했다. 반도체 호황과 함께 낸드플래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일본 기업과 함께 의미 있는 의결권 지분 확보도 성공했다. 3505억엔(약 3조5200억원)을 별도로 출자한다. 여기에는 도시바 주거래 은행도 참가한다. 이에 따라 의결권 지분은 베인캐피털 49.9%, 도시바 40%, 나머지 일본 기업이 10.1%다. 우호 지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경영권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일본정책투자은행은 WD와의 소송이 해결된 후 출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대로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에 융자(대출) 형태로 참가하기로 했다. 의결권 지분도 15%로 제한됐다. 반독점 심사를 피하고 원활한 경영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도시바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더라도 SK하이닉스 입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낸드플래시 물량을 받거나 기술을 받는 것도 아닌데 과장된 분위기가 없지 않다”며 “물론 특허분쟁을 방지할 수 있고 돈을 들여 투자한 만큼 (양사의) 관계가 한층 진전될 계기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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