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취임 이후 ‘아직도 왜’라는 태스크포스팀(TFT)를 운영한다.
그는 LG CNS와 포스코ICT와 같은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SI업체)를 비롯해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맡은 인물로 공공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이다.
그는 본인이 SW 업계에 몸담았던 시절과 현재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인식했다. SW 생산국 도약을 위한 TFT 이름을 ‘아직도 왜’라고 지은 이유다.
‘아직도 왜’ TFT에선 현재 공공SW 업계 및 개발자가 처한 현실을 개선하는데 주력한다. 제안요청서(RFP) 등 설계 과정에서 사용자 요구사항 불명확, 과업 변경에 대한 적정 대가 미지급 등을 대표적이다.
현 정부가 그리는 SW 정책의 큰 그림은 무엇일까.
‘아직도 왜’ TFT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진행된다. 최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새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SW정책 보고서’를 공개하고, 정부의 핵심 정책 기조의 주요 키워드를 ▲성장, ▲일자리 창출, ▲격차해소로 꼽았다.
또, 이 세가지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100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SW 정책과 유관한 과제를 11개 중점 추진 과제로 재분류했다. 새 정부의 SW 정책 이해를 돕기 위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이 리포트는 SPRi의 박태형 선임연구원이 작성했다.
◆새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새정부는 대선기간 ‘나라를 나라답게’ 라는 기치 아래, 새로운 대한민국 구현을 위한 4대 비전12대 약속을 제시한 바 있다.
12대 약속 별 주요 공약(정책과제) 사항을 정리하면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 ▲민주․인권 강국 대한민국 ▲일자리가 마련된 대한민국 ▲성장동력이 넘치는 대한민국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 ▲출산․노후 걱정 없는 대한민국 ▲민생·복지·교육 강국 대한민국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하고 성평등한 대한민국 ▲문화가 숨쉬는 대한민국 등이다.
SW정책 및 SW산업과 가장 밀접한 공약은 ‘성장동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이다. 4차 산업혁명 플랫폼과 스마트코리아 구현, 신생기업 지원확대, ICT 르네상스,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육성, 사회적경제 활성화 등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이 주요 내용이다.
또, 제조업 부흥과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중소·중견기업 육성, 과학기술(R&D) 진흥 등의 내용이 제시됐다.
◆국정과제 속의 SW정책 : 첫째는 ‘성장’
이같은 새정부의 국정운영 핵심기조로부터 SPRi는 SW 정책의 핵심 전략으로 ‘성장’, ‘일자리 창출’, ‘격차 해소’라는 3가지 키워드를 도출했다.
첫 번째 키워드인 ‘성장’은 SW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장은 산업규모 확대의 기반이 되며, 격차해소의 기회를 마련하는 원동력이다. SW가 기반이 되는 제4차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SW융합을 통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W산업의 주를 이루는 중소 SW기업에 대한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R&D 진흥 및 규제정비를 통해 SW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또, 대통령 직속의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해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범부처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선기간 새 정부가 강조한 공약으로는 SW강국 실현을 위한 ICT 중심의 인프라 확대·강화가 있다.
5G·IoT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데이터 개방 및 유통 활성화, 전기차․수소차 획기적 보급 확대, 자동차-ICT융합 플랫폼 구축 등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인프라, 자율협력주행 커넥티드 서비스, 스마트도로 등을 구축, 친환경․스마트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이 정부가 제시한 대표적인 미래형 신산업이다.
이와 함께 미래 인재 양성을 통해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자는 내용이 강조됐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하는 자율·창의·동기유발형 SW 교육환경 조성, SW 교육 선도 핵심교원 1만명 육성 및 초·중생 SW영재 1만명 이상 양성 등이다. 또, 인공지능 SW와 하드웨어, 데이터·네트워크 각 분야별 핵심 원천기술 및 이를 활용한 융합기술 개발 및 전문가 양성이다.
SW융합 기반의 산업 성장 동력 확충도 주요 과제다.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위한 금융혁신 인프라 구축을 통해, 빅데이터, 핀테크 등 혁신적 금융서비스 개발 및 유통 여건 마련, 스마트 공장 인증제도 도입 및 금융지원 등 확대, 스마트 공장 2만개 보급·확산이 주요 내용이다.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역량 강화를 통한 SW산업 성장, SW산업 성장동력 제고를 위한 규제 정비, 안전한 국가성장을 위한 SW 기술 확산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중소기업 정책의 효율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고 중소기업 R&D지원 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설계, 전용 R&D 예산을 2배 확대한다.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위해, 약속어음제도 단계적 폐지 및 국가계약법에 공동사업제품 조합추천제도 근거도 마련한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직접판매 지원체계, 온라인 수출 통합지원을 위한 온라인수출 통합플랫폼 구축, 글로벌 강소기업 및 히든챔피언 1200개를 육성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CCTV 영상 검색 고도화 등을 통한 치안 인프라 확충,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기아동 조기 발견 시스템 구축, IoT를 활용한 위험 예측·감지·분석·대응기술 개발,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돕는 기술개발 추진 확산 등 안전한 국가성장을 위한 SW 기술 확산도 주요 추진 내용이다.
◆SW산업의 ‘일자리 창출’
두 번째 키워드인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다. SW전문 인력의 양성 및 보급을 통해 중소 SW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산업을 육성·지원함으로써 SW확산 기회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통해, 벤처, 4차산업, 에너지신산업, 미래산업 등을 중점 관리하고, 일자리 정책에 대한 심의, 조정, 협의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소방·안전·복지 부분을 중심으로 공무원 17만4000명 충원할 계획이다. 또 보육, 요양부문의 일자리 공공 전환 30만 추진,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및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 등을 통해 사회 서비스 공공인프라 구축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최근 일부 공공기관이 기업 소속 정보기술(IT) 인력을 정규직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SW업계의 반발 등으로 행정안전부가 IT부문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W융합을 통한 신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시한 해법은 우선 12대 신성장산업 분야 집중적 지원을 통한 것이다. 자율주행차, 에너지신산업, IoT 가전 등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의 맞춤형 인재 5만명 양성이 주요 내용이다. 기업직무 체혐형 현장 교육 강화, 산학협력 R&D 교육 연계, R&D 실무형 석박사 양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산업 집중 지원을 통한 고용 4배 확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에너지 체계인 IoE 산업 육성, 플랫폼 기반 에너지 시스템 구축 등 에너지 분야 4차산업혁명 지원을 추진한다.
◆SW 개발자 처우 개선을 통한 공정시장 조성
SW산업의 대기업-중소기업 간 격차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난제 중 하나다.
SW개발자에 대한 처우 개선, SW개발 납품에 대한 공정대금 지급 등은 SW 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 우수한 SW전문 인력의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청년, 여성, 중장년 등 대상별 취·창업 및 고용지원은 SW를 통한 성장 및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우선 SW산업 처우 및 업(業) 환경 개선을 위해 청년추가고용 장려금 운영, 중소기업 청년 3명 채용 시 1명 임금 지원을 추진한다.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축소를 위해선 기업 상장 후 주식·이익 일부를 근 로자와 공유하도록 사전 약정하는 미래성과공유제 도입한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대·중소기업 사업영역 조정, 중소기업 교섭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감겨있다. 정부 조달을 통한 공정임금 실현을 통해, 한국형 적정임금제도 도입 및 조달 분야 시중노임단가제도를 개선한다.
중소기업 납품단가 공정화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 노무비 변동 시 하도급 업체의 납품단가 조정요구권 인정 추진, 협력 이익 배분제를 통한 중소기업의 경영혁신 및 기술력 향상, 근로자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제도화 추진, 협력이익 배분제 도입 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 지원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맞춤형 취·창업 및 고용 지원을 위해서는 ▲지능정보 중심 신규인력 교육 및 전직·재취업 연 9.8만명 지원 강화 ▲청년취업아카데미(1만),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3.5만), 폴리텍 전 문과정(2천), 신산업 창직·창업 지원(3천), 중장년 전직자 재취업 지원(1.5만), 내일배움카드(3만), 소프트웨어부트캠프(2.5천)도 추진한다.
이밖에 경력단절여성이 많은 직종 발굴, 경력·지역·특성 등 고려 대상별 맞춤형 취업지원, 투자 중심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투자촉진법(가칭) 제정, 엔젤투자 활성화 및 펀드조성 확대, 신규벤처펀드 5조원 돌파, 기기술창업자 5.6만명 육성 및 성장단계별 정책자금 확충 등의 내용이 담겼다.
SPRi 측은 “SW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응하는 새정부 국정운영의 기반 산업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미래 신산업 육성, 제조업 등 전통산업의 디지털 혁신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대기업 위주 SW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중소·중견 SW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역대 정부에서도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었으나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가경제의 허리로서의 중소SW 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배분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SW산업 환경 및 개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장기적으로 SW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 SW 개발에 투입된 기업의 자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 등을 조언했다.
[벡지영 기자 블로그=백지영 기자의 데이터센터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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