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TV광고를 그대로 페이스북에 트는 방식은 효과가 떨어집니다. TV광고는 기승전결에 따라 점층적 기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런 방식은 TV에서는 유효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이용자들은 인내심이 없습니다.”
손현호 페이스북 글로벌세일즈 상무<사진>는 13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디지털데일리> 주최로 열린 ‘디지털 마케팅 & 고객경험(CX) 4.0 전략’ 컨퍼런스를 통해 모바일과 TV 매체의 광고영상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텍스트 위주였던 페이스북 광고는 최근 영상 광고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TV에 방영되는 광고 영상을 그대로 페이스북에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손 상무는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손 상무는 “TV광고는 보통 15초에서 30초 사이의 길이에서 마지막 5초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크롤을 통해 올라가는 뉴스피드는 콘텐츠 소비가 훨씬 더 빠르게 이뤄지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초반 10초 안에 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바일 전용 광고 영상을 따로 제작하는 것이다. 일부 클라이언트는 이미 그런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영상을 아예 따로 제작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 TV광고 영상과 모바일 전용 영상 사이에서 중간단계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 상무는 이미 제작된 TV광고를 편집을 통해 모바일 영상으로 변형하는 ‘포켓TVC’ 서비스를 소개했다. 포켓TVC를 거친 광고는 도입부를 덜어내 길이가 10초 내외로 짧아졌다. 광고 시작과 동시에 다양한 자막을 제품 좌우에 배치해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도록 했다.
모바일 형식에 맞춰 영상 구도도 세로로 변경됐다. 손 상무는 “TV나 PC등에서 접하는 광고 영상은 대부분 가로 구도로 만들어졌다. 이를 그대로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공간에 낭비가 생기며 효율성이 떨어진다. 세로 영상으로 표현하면 스마트폰으로 볼 때 제품의 사이즈, 모델의 클로즈업 등 정보가 굉장히 극적으로 나타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모바일 형태로 최적화된 영상을 본 사용자들은 TV 광고를 그대로 본 이용자들에 비해 광고 회상도가 16%, 구매 의향도가 4%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상무는 TV라는 매체가 비용 대비 광고 효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초반 GRP(Gross Rating Points)는 빠르게 올라가지만 어느 이상 성장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가 모바일로 옮겨간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TV매체는 이미 건강식품, 여행, 부동산 등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맞춘 광고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TV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모바일을 이용하는 비중도 늘어 TV 매체의 집중도도 떨어졌다. ‘쇼미더머니’ 등 TV 콘텐츠마저 모바일로 시청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손현호 상무는 TV광고가 도달하지 못하는 부분을 페이스북 광고가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페이스북 측이 밝힌 조사결과에 의하면 TV 광고의 도달률은 70%, 페이스북 광고는 40%다. 교집합에 해당하는 30%를 제외하면 추가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사이즈가 11% 늘어난다. 이 부분이 젊은 연령대 등 TV 광고가 도달하지 못하는 소비자 영역이라는 것이다.
손 상무는 “50대 이상은 여전히 TV를 보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연령대가 내려올수록 본방사수 등 TV이용률이 크게 낮아진다. 광고 도달률과 효율성을 위해서는 모바일 마케팅과 TV광고 믹스를 통해 사이즈를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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