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게임 시장 화젯거리는 단연 ‘리니지’다. 여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만큼 위세가 대단하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은 출시 첫날 매출 107억원을 올려 국내 모바일게임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사전예약자 증가 추이와 예약자 규모 그리고 커뮤니티 반응 등을 종합하면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악재가 터졌다. 엔씨소프트가 청소년이용불가(청불) 등급 판정을 피하려 거래소 기능을 제외한 채 출시한 것이다. 회사 측이 강조했던 기능이었고 이용자 입장에서 볼 땐 거래소가 없는 리니지는 사실상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는다.
내달 5일 전까지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거래소 기능을 넣은 리니지M을 출시하겠다는 설명에도 실망했다는 커뮤니티 게시 글이 넘쳐났다. 주가가 폭락한데다 회사 고위 임원이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보유 주식 전량을 내다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게임 외적으로 홍역을 치렀다. 주식 불공정 거래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대다수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의 준말)들은 게임 외적 이슈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리니지를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했거나 리니지 자체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어쨌거나 시장의 예상대로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 두 개의 게임이 앱 마켓 매출 1,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업계가 우려했던 일이 눈앞의 현실이 된 것이다. 매출 쏠림 때문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이후 여타 업체는 하루 매출 1억원을 넘기는 모바일게임 하나를 갖기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리니지M은 하루에 10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선 리니지M의 하루 평균 매출을 3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한동안 두 리니지 게임이 주인공을 다투는 무대가 펼쳐졌다.
리니지가 아니었다면 시장을 이렇게 들썩이게 할 수 있었을까. 리니지M의 하루 매출을 경신할 게임이 나올까. ‘포스트 리니지’ 타이틀을 가져갈 게임은 무엇일까. 지금 상황에선 딱히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국내 모바일게임의 역사는 리니지 전후로 나뉠 전망이다.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엔씨소프트가 축배를 들었지만 경쟁사 입장에서 보면 전례 없는 보릿고개가 시작된 시기로 기억될 듯하다. 업계 전체가 극한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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