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출범하며 과학기술, 정보통신 및 미디어 분야에 대한 정책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정부의 성과는 계승하되, 조직 운영 정책추진 등에서 지적받은 한계점들은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데일리>는 문재인 정부의 바람직한 ICT 정책, 특히 규제해소를 통해 ICT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문재인 정부의 통신정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신시장은 기본적으로 규제산업이다. 하지만 통신은 전체 ICT 시장의 생태계 차원에서 계속해서 진흥을 시켜야 하는 분야다. 특히, 최근 각 산업과 ICT의 융합,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통신분야는 사실상 정부 주도의 진흥정책은 사라졌다. 과거 CDMA, 초고속인터넷, 와이브로 등 정부가 주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글로벌 표준이 중요해졌고, 각 사업자들은 정부의 채찍 없이도 기가인터넷, 5G 이동통신 선행 투자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가 진흥 차원에서 하는 것은 사업성이 없는 분야에 대한 시범사업 추진 등을 통해 기업의 경험치를 높여주는 수준이다.
규제도 과거에 비하면 많이 사라졌다. 특히, 통신시장 3위 LG유플러스가 자리를 완벽하게 잡으면서 특정 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유효경쟁정책도 사실상 폐기되는 분위기다.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이동통신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적용되는 요금인가제 폐지도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통신시장 자체에 대해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축소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된 것은 아니다.
통신과 타 산업, 서비스가 빠르게 융합되면서 융합시장에 대한 발 빠른 대처와 사업자간 이해관계 조정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위해 이명박 정부시절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일명 '접시 없는 위성방송' DCS(Dish Convergence solution)는 관련 법규의 부재속에 수년째 출시도하지 못하는 신세였다. 이럴경우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 특별법)’에 의해 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서비스 등장에 무려 3년 이상이 걸리기도 했다.
또한 새로운 융합서비스의 경우 관련 법제도가 없어 서비스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원격진료가 대표적 사례다. 커넥티드카 기술도 상용화 수준에 도달하고 있지만 실제 도로를 주행하고 사고시 발생할 수 있는 책임소지 등에 대한 정책적 방안은 아직이다.
초연결 초지연을 구현하는 5G 시대는 다가오고 있지만 관련 법제도는 여전히 기술과 서비스 진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서비스에 대한 진흥보다 부처간 협업, 사업자 및 산업의 이해관계 조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또 하나 새 정부가 지양해야 할 것은 무리한 사업자 손목 비틀기다.
대부분 정권에서 공약으로 가계통신비 절감을 제시하는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 적은 약속을 남발하다보니 실제 추진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생기곤 했다. 일례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가계통신비 20% 절감을 약속했는데 결국 기본료 1000원 인하로 끝났다. 사업자,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없는 대표적 사례다.
특히, 인위적인 통신요금 인하는 사업자의 투자의지를 저하시켜 전체 ICT 생태계 측면에 악영향을 줄수도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하고 산업, 생태계에 영향이 없는 수준에서 추진돼야 한다. 기본료 폐지와 같은 정책은 자칫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원이 될 통신 네트워크 고도화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인위적인 인하정책이 아니라 사업자간 경쟁 극대화를 통한 자율적 인하가 바람직하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미르, K스포츠재단 사태에서 보듯, 대기업에게 출연금을 강요하거나 특정 사업에 대한 책임을 씌우는 것도 지양돼야 한다. ICT 분야에서도 이 같은 사례는 적지 않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대표적 사례다. 기업 자발적이지 않다보니 해당 정권의 치적사업에 머무르곤 했다.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고 확대돼야 한다. 보다 정교한 대기업의 역할 부여가 필요해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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