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문화를 강조한 TV 마케팅이 대세다. 국내외 명소에 TV를 제공하는 마케팅은 이전부터 있었다. 예전은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곳에 특정사의 브랜드 TV가 있었다. 요즘 마케팅은 다르다. 요즘은 눈을 돌리는 곳마다 그곳과 어울리는 TV가 있다. 브랜드는 다음이다. 세계 1위를 수성하려는 삼성전자와 이를 넘어서려는 LG전자 등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14일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따르면 TV제조사의 마케팅 방향이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 문화 마케팅은 그동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최근 문화 마케팅은 그곳에 TV가 얼마나 어울리는지, 즉 삶의 일부분으로써 TV를 알리는데 무게가 실렸다. 이는 ▲콘텐츠 소비 도구로써 TV의 독점적 지위 하락 ▲TV 기술 평준화 등의 탓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TV가 아닌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면서 TV가 없는 집도 많아지고 있다”라며 “인테리어의 일부로 TV를 강조하는 것은 TV 시장 축소를 최대한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공식 프레스룸 ▲만찬장 등에 ‘더 프레임’ 15대를 전시한다. 더 프레임은 디자인을 강조한 TV다. TV 화면이 꺼져있어도 예술작품처럼 즐길 수 있다.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중 하나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7’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오는 11월26일까지(현지시각) 열린다.
LG전자는 미국 뉴욕 ‘ABT(American Ballet Theater)발레단 댄서 라운지’에 ‘LG 시그니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를 설치했다. 세르비아 노비세드 ‘아레나 시네플렉스’에는 LG 올레드TV관을 마련했다. 한국 대림미술관의 프로젝트 스페이스(구슬모아 당구장)도 후원한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TV를 비교해도 같은 화질이면 육안으로 차이를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어떤 콘텐츠를 어떤 조건에서 방영하고 있는지도 소비자가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준다”며 “당장 눈길을 끄는 것은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TV 화질은 초고화질(UHD, 4K)까지 진화했다. 국내는 이달 말 세계 최초 지상파 UHD 본방송을 앞두고 있다. TV는 표준화질(SD)에서 고화질(HD/풀HD)로 고화질에서 UHD로 발전했다. UHD는 풀HD보다 화소수가 4배 높다. HD 대비는 8배 선명하다. 또 UHD TV는 HDR(High Dynamic Range)을 강조한다. HDR은 눈으로 보는 것처럼 밝음과 어두움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도 LG전자의 올레드TV도 각자가 각각의 기술 우위 때문에 더 좋은 콘텐츠 감상 도구라고 주장한다.
한편 경쟁의 모습은 변했지만 결국 TV전쟁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액정표시장치(LCD) 진영과 LG전자를 대표로 한 올레드 진영의 기술 승부기도 하다. 올레드TV가 LCD TV보다 얇은 것은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그만큼 두께를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경쟁사는 내구성 우려를 제기한다. 올레드TV가 본격적으로 팔린 기간이 짧아 불안하다는 이유다. LCD TV는 신뢰성이 높고 올레드TV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브라운관,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TV와 대결해 살아남은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LCD는 LCD다. QLED TV도 LCD TV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지 못해 백라이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