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상파 초고화질(UHD)TV 방송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상파 UHD TV 방송에 맞춰 TV업계도 판촉에 나섰다. 하지만 UHD 방송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미 한 차례 UHD TV 방송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콘텐츠를 얼마나 UHD로 제공할지 미지수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4일 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이 관악산 송신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송신소 방문은 지상파 3사의 UHD TV 도입 점검을 위해서다. 지상파 3사는 당초 지난 2월 본방송을 약속했지만 준비 미비로 5월로 미뤘다.
UHD TV는 풀HD보다 화소수가 4배 촘촘하다. 더 선명하게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UHD의 차별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HDR(High Dynamic Range). 눈으로 보는 것처럼 TV 화면에서 밝음과 어둠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해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상파 UHD TV 본방송이 국내 TV 수요를 키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시장은 고화질(풀HD)에서 UHD TV로 중심이동 중이다. 또 디스플레이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TV에서 진화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TV를 LG전자는 LCD와 다른 디스플레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를 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1위 LG전자는 세계 TV 2위다. 양사의 경쟁은 TV의 미래뿐 아니라 양사의 미래가 걸려있다.
삼성전자는 ‘UHD 방송 개막 기념 특별전’을 진행한다. 오는 31일까지다. 55인치 이상 2017년형 UHD TV 신제품을 구입하면 1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증정한다. 보상판매도 한다. 55인치 이상 UHD TV를 사고 쓰던 TV를 반납하면 최대 30만원 상당 혜택을 준다.
LG전자는 6월29일까지 할인판매를 한다. 77인치 시그니처 올레드TV(모델명 OLED77G7K)를 사면 캐시백 400만원과 ‘트롬 스타일러’를 증정한다. 캐시백 30만원 등 다른 UHD 올레드TV도 싸게 판다. LCD TV 슈퍼 울트라HD TV도 캐시백 포함 184만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한편 5월 지상파 UHD TV 방송이 이뤄지면 이는 ‘세계 최초’다. 하지만 세계 최초가 국내 UHD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동안 ‘세계 최초’에 얽매인 정부와 지상파 탓에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국내 지상파 UHD TV 방송은 유럽식(DVB-T2)으로 시범방송을 미국식(ATSC 3.0)으로 본방송을 하게 됐다. 유럽식보다 미국식이 최신기술과 호환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2014년 시험방송 때도 이런 위험 탓에 최초에 연연하기보다 양쪽 표준을 보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컸다. 그러나 700MHz 주파수 할당을 원한 지상파와 세계 최초를 원한 정부의 이해관계로 ‘일단 유럽식으로 시작 추후 재논의’ 틀이 만들어졌다. 2월 본방송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제조사는 제조사대로 고생이다. 작년 출시 UHD TV는 지상파 UHD TV 본방송을 볼 수 없다. 미국식 표준 적용 제품은 올해 신제품부터다. 현재 UHD TV를 보유한 소비자는 대부분 변환 셋톱박스(컨버터)가 필요한 셈이다. 셋톱박스는 가격, 출시시점 모두 미정이다. 제조사는 이런 소비자 불만을 사실상 홀로 감내해야한다. 정부 정책대로 한 죄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사는 관련 비용 부담도 제조사가 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