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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꼬리표, 외풍에 휘말린 안랩

안랩 판교사옥.(사진 제공 안랩)
안랩 판교사옥.(사진 제공 안랩)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안철수 꼬리표’에 국내 대표 보안기업 안랩이 외풍에 휘말리고 있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격돌이 심화되고 있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안랩까지 대선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안 후보와 안랩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전까지 한창이다. 기업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안랩 주가는 정치테마주가 된 지 오래다. 안철수 대장주로 불리며 정치적 상황에 따라 출렁이고 있다.

안랩은 국내 보안업계에서 맏형이자, 1400억대 매출을 자랑하는 선두 보안기업이다. 지난해 안랩 매출은 1428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최근 영업이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39억4400만원으로 전년대비 69% 급감한 이후부터 ▲2014년 90억2000만원 ▲2015년 119억6200만원 ▲2016년 152억4400만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安 지지율 증가에 안랩 시총 1조원 기업으로=상황은 이러하나 안랩 주가는 안 후보 행보에 따라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는 안랩의 최대주주로, 18.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2년 대선출마 때부터 안랩은 안철수 테마주 영향권에 들어갔다.

2012년 9월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12만원대였던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해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선언 이후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며 같은 해 12월 3만원대로 폭락했다. 2013년 서울 노원병 출마 선언 후 8만원대를 회복했으나, 새정치연합과 합당했을 때 안랩 주가는 떨어졌다. 그러다 새롭게 창당하겠다고 밝힌 후 안랩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이번에도 안 후보의 행보에 따라 안랩 주가는 롤러코스터다. ‘이게 도박장이지, 주식인가’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2월경 안랩 주가는 5만~6만원대였으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 선언 후 9만원대까지 올랐으며 국민의당 대선 경선이 시작하면서 주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큰 폭으로 안랩 주가가 요동치자 한국거래소는 안랩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안랩도 주가 급등과 관련 특별한 사유가 없고, 기업 실적과 본질 가치 이외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에 주의를 당부했다.

그럼에도 급등 현상이 계속되자 집중관리 종목으로 지정해 3일간 단일가 매매를 적용했다. 이 때 안 후보는 경선에서 연승을 거듭하고 있었는데, 단일가 매매 해제 후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달 31일 14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安 둘러싼 각종 의혹, 10만원대 무너져…안랩 가치와는 여전히 무관=안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급등하던 안랩 주가도 대선 후보 윤곽이 잡히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자 하향세로 전환했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이다. 지난 14일에는 한 때 10만원대가 무너지면서 9만62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1999년 안랩 대표로 재직했을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당시 지분율을 40%로 유지하기 위해 헐값으로 발행금액 25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부정 발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BW를 발행하는 것은 상법에 위배된다는 것이 요지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흑색선전이며 이미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던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안 후보가 안랩 직원을 개인적·정치적 활동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 후보 측은 2013년 재보궐 선거 때 안랩 임원 또는 직원들이 안 후보의 비공개 사무실 계약·해지, 재보선 회계책임자 역할 등을 수행했으며 부인 김미경 교수의 비서·운전기사 업무까지 봤다고 주장했다. 2014년 안 후보 장모상 때 안랩 직원들이 나와 잡무를 봤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최근 일어나는 일련의 공방들이 안랩 주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 악재는 안 후보에 따라 안랩의 가치가 결정되는 작금의 상황이다. 안 후보의 대선 레이스로 안랩의 시가총액은 1조원을 뛰어넘었으나, 이는 안랩이라는 회사의 실제 가치와는 거리가 있다.

기업의 성장과 비전이 반영되는 시장이 아니라, 정치판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대선이 본격화된 후 과거에 곤욕을 겪으며 부인했던, 북한에게 V3 백신을 무료로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다시 나와 영업 일선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안랩 측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외부 행사나 영업은 대선과 상관없이 예년 수준으로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투자에는 주의를 당부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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