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쪽은 1만1000원 기본료 폐지를, 다른 한쪽은 데이터무제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두 대권 후보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가 11일 통신비 절감 8대 정책을 발표한 이후 13일에는 안 후보 캠프에서 공약을 공개했다.
문 후보가 제시한 공약은 크게 ▲기본료 폐지 ▲지원금상한제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실시 ▲통신사 자발적 통신비 인하 ▲싸고 편리한 데이터 이용환경 구축 ▲와이파이 프리존 확대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 추진 등이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공약은 ▲데이터 무제한 ▲제4이동통신사 설립 ▲단말기유통법 개선 ▲알뜰폰 활성화 ▲무료 와이파이존 확대 ▲제로레이팅 활성화 등이다.
와이파이존 확대, 단말기유통법 개선 등 공통분모도 있지만 대표 정책들은 차이가 있다.
문 후보가 즉각적인 체감이 가능한 1만1000원 기본료 폐지를 제시하자 안 후보 역시 전국민의 데이터 무제한 제공이라는 카드로 맞대응했다. 두 약속 모두 국민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에 있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요금과 서비스 이용량을 겨냥하며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파괴력이 큰 대표정책인 만큼, 향후 실행여부를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본료 폐지에 대해 문 후보측은 통신사가 연간 3.6조원의 영업이익에 수십조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후보측 주장대로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1만1000원 가량 요금인하가 이뤄질 경우 그 규모는 무려 연간 8조원에 달한다. 당장 적자전환이 되는 것이다. 마케팅 비용, 투자비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어 ICT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가 제시한 데이터무제한 서비스 역시 실현까지는 상당한 진통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순간 음성, 문자 무제한 서비스처럼 실현될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통신사들은 음성과 문자는 무료로 제공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을 차별화해 요금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3G 정도의 속도만으로도 인터넷 검색이나 SNS 서비스는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낮은 요금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관심을 모으는 정책으로는 문 후보측의 경우 한중일 로밍요금 무료화 추진을, 안 후보측은 제4이통사 재선정 추진 등을 꼽을 수 있다.
한중일 로밍요금 무료화의 경우 우리나라 통신사 손해가 훨씬 클 수 있고, 국가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4이통의 경우 지금까지 7차례나 실패로 돌아갔다.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가 등장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유통법 개선안의 경우 시기상의 문제일 뿐 실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문 후보가 제시한 분리공시제도 도입의 경우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도입을 놓고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 부호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무료 와이파이존 확대 역시 예산 문제만 해결하면 실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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