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방통위 상임위원 임명 추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정치 혼란기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진행될 정부조직개편에서 방통위 위상변화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황교안 대행이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 실장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내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임명 반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고삼석 상임위원을 비롯해 방통위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 어지간해서는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노동조합까지 성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야권 반발은 물론, 언론노조 등 관련 단체들도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반대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김 실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측 인사라는 점이다. 탄핵으로 불명예 퇴진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박 전 대통령 측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앞으로 등장할 정권과 활동할 정당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김 실장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방통위 권한을 축소하고 미래부 외연 확장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뜩이나 방통위 내부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방통위 고위직이 미래부 공무원의 인사 적체 해소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겹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며 방통위 상임위원회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함께 등장한 방통위는 그동안 위원장 및 방통위원 선임과 관련해 끊임없는 논란을 양산해왔다.
초대 위원장이었던 최시중씨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회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 종합편성채널을 4곳이나 선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방송과 통신의 규제 및 진흥을 다루는 기관이지만 위원장이나 상임위원들은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들이 임명되면서 정쟁만 벌이는 국회 축소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실제 방통위원장 출신 중 불명예 퇴진한 최시중 위원장의 보궐인사로 1년 위원장직을 수행한 이계철 전 정통부 차관을 제외하면 방송통신 전문가는 없었다. 그나마 이계철 전 위원장의 경우 최시중 전 위원장이 뇌물 등으로 퇴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청렴한 인사를 찾다가 발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계철 전 위원장은 잔여 임기 1년만 수행했다. 후임은 정치인 출신인 이경재 위원장이었다. 허원제 정무수석의 경우 새누리당 추천으로 3기 방통위원이 됐지만 선거 때문에 그만두며 정치인 보은 자리라는 비판도 나왔었다.
여기에 방통위가 방송사의 허가 및 재승인, 공영방송 사장 임명권 등을 갖고 있다보니 상임위원들이 정치화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도 존재한다. 소위 전투력이 있는 인사가 상임위원이 돼야 방송관련 의사결정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조직개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야당의 경우 대대적인 방통위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히 보수정권 9년의 폐해 문제를 넘어 조직적,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방통위 9년에 대한 평가 측면에서 여러 전문가들 의견을 많이 수렴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보수 정부였으니까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의 공공성과 규제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고 행정부에 정치권력이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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