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부(USTR), 2017년 무역장벽보고서에 '클라우드 서비스 규제' 문제 제기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은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의 시장 접근기회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향후 진행될 한-미 FTA 재협상에서 한국 정부에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미국 측의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USTR측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2017년 무역장벽 연례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에서 ‘한국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보호 표준 (CCPA 가이드 라인)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 가이드 라인은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의 시장 접근 기회를 크게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USTR측은 ‘한국내 교육기관 등 모든 공공기관이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USTR측은 ‘CCPA 가이드라인은 권고 사항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에게는 시장접근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한국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술적 가이드라인이 비록 ‘권고’에 불과할지라도 현실적으로는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의 비즈니스 확대를 크게 방해하고 있다는 게 USTR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해 3월말, USTR가 작성한 2016년 한국 보고서에선 통신장비, 위치정보서비스 데이터 반출 등 IT부문에 대한 무역 장벽 사례가 제기됐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없었다. 따라서 지난 1년간, ‘클라우드 서비스’가 한-미간 IT 통상 분야의 주요 현안으로 새롭게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AWS(아마존웹서비스), 구글, MS 등 미국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최근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갖춰놓고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공, 금융 등 특정 산업군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실상 제약하는 ‘권고’ 사항이 많아 관련 IT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비중요정보처리시스템’에 대해서는 외부 업체가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대상 업무의 범위가 적어 클라우드 업체 입장에선 별다른 수혜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넓히기 위한 유무형의 ‘제도적 장벽 해소’에 향후 미국 통상 당국의 요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USTR는 이번 보고서에서 라우터, 스위치와 같은 통신장비 분야에서 한국 정부가 자체적인 보안기준을 추가로 적용하고 있다면서 역시 올해도 이 문제를 제기했다. 국가정보원(NIS)의 보안인증을 문제 삼았다.
USTR측은 ‘통신 장비의 경우,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인정하는 CCRA(Common Criteria Recognition Arrangement) 인증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양쪽의 어느 한 곳에서 인증을 받으면 인증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되는데, 한국 정부는 여기에 추가로 국정원(NIS) 검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USTR측은 '국정원의 인증 과정이 불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향후 한국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USTR가 매년 3월말 작성해 미 의회에 제출하는 무역장벽 연례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60개국의 통상 현황과 함께 미국 기업이 이들 국가와의 통상 관계에서 겪오 있는 각 분야별 애로 사항을 나열하고 있다. USTR은 한-미FTA로 양국간 상품·서비스 교역이 지난 1265억달러에서 2015년말 기준으로 1468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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