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인텔이 3D 크로스포인트(X)를 탑재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옵테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중간인 일종의 상변화메모리(P램)의 일종으로, D램보다는 느리지만 낸드플래시와 비교하면 더 빠르고 내구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그리고 부족한 용량은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일단 기업용 시장이 목표다.
3D X포인트의 성패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S램, D램, 낸드플래시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메모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 메모리가 널리 쓰이게 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용량을 크게 높이는 것이 가능해서다.
하지만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업계에서는 조만간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것은 제쳐두고서라도 미세공정 한계에 직면하면서 더 이상 공정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낸드플래시는 적층을 통한 3D 기술이 접목됐으나 가로·세로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2D와 달리 한쪽(위) 방향으로만 쌓다보니 예상보다 스케일링의 한계가 빨린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200단까지 이론적으로 적층이 가능하지만 직전부터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쌓을 수는 있는데 큰 이득은 못 보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P램을 포함한 스핀주입자화반전메모리(STT-M램), 저항변화메모리(Re램) 등 뉴메모리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다. 특히 자성체에 전류를 가해 발생한 전자회전을 이용, 저항값의 크기에 따라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STT-M램이 상용화에 근접해있다. 속도가 빨라서 D램은 물론이고 일부 S램이 담당하던 영역까지 대체가 가능한데다가 생산비용이 저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D램은 새로운 재료 찾기가 한창이다.유전체(誘電體, dielectric material) 가운데서도 고유전체(하이-K)에 집중되어 있다. 하이-K는 말 그대로 유전율(誘電率)이 높은 물질로 ‘K’ 수치가 높을수록 누설전류(터널링 현상)를 막아주고 게이트의 절연 특성이 좋아서 미세회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르코늄(Zr)계 하이-K의 특성을 높이면서 발전해왔는데 이제는 서로 다른 재료를 섞거나 완전히 새로운 재료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STT-M램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만 먹으면 상용화시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수 있는 기술력도 확보됐다. 문제는 역시나 쓰임새다. 인텔이 3D X포인트로 기업용 시장을 노리는 이유는 그만큼 메모리가 많이 사용되는 분야여서다. STT-M램은 아직 그 정도까지가 아니다.
사실 STT-M램, P램, Re램, P램 등은 2000년대 초중반에 어느 정도 선행개발이 이뤄졌던 메모리다. 상용화가 더뎠던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이 뉴메모리를 덮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미세공정 한계가 뉴메모리 시대를 앞당기는 촉매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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