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사업단·ICT기술총괄·미디어기술원 신설…ICT기술총괄, 이호수 SK C&C DT총괄 선임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취임 100일을 앞두고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이번에도 탈통신이다. 초점은 인공지능(AI)과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집결에 맞춰져 있다. 과연 SK텔레콤이 숙원인 이동통신이 아닌 다른 사업에서 안정적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SK텔레콤은 오는 4월1일자로 조직개편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은 ▲AI사업단 ▲ICT기술총괄 ▲미디어기술원 신설이다.
AI사업단은 AI 관련 모든 영역을 총괄한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이다. AI기술 연구조직은 AI사업단 산하 ‘AI기술 1·2본부’로 확대 재편했다.
SK텔레콤은 작년 9월 AI서비스 ‘누구’를 출시했다. AI 개발은 2012년부터 자체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에서 누구 연동 로봇 시제품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차와 AI비서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미 지난 1월 향후 3년 동안 AI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개편의 방향을 보면 AI비서는 우선 상거래 영역에 역량을 모을 것으로 여겨진다. AI사업단장은 SK플래닛 이상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 왼쪽>가 겸임한다. AI기술 2본부장은 SK플래닛 이현아 SK플레닛 CC(Conversational Commerce)본부장을 선임했다. SK플래닛은 상거래 플랫폼 ‘11번가’가 주요 사업이다. 상거래 과정에서 쌓이는 빅데이터를 통해 AI를 고도화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ICT기술총괄 자리를 만들어 이호수 SK C&C DT( Digital Transformation)촐괄<사진 오른쪽>을 앉혔다. ICT기술총괄은 ICT전반 기술 역량 강화 및 관계사와 기술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설명. SK텔레콤이 SK그룹 ICT 전략 사령탑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호수 촐괄은 삼성전자 출신 소프트웨어(SW) 전문가다. 지난 2014년 SK그룹 차원에서 SW 강화를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SK텔레콤은 작년 12월 2017년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총괄 조직을 모두 폐지했다. 성격은 다르지만 4개월 만에 총괄 조직을 부활한 셈이다. 이 총괄이 SK텔레콤뿐 아니라 전 관계사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디어기술원은 종합기술원 산하에 뒀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이 원장을 겸임한다. 미디어 분야는 전 세계 통신사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유무선 인터넷TV(IPTV) 플랫폼을 장악하면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콘텐츠 소비 증가는 트래픽 폭주로 이어진다. 안정적 네트워크 관리 기술 확보는 돈을 벌기 위한 기반 기술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서비스부문 밑에 있던 고객중심경영실을 CEO 아래로 옮겼다. 이는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을 정관에 반영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고객 중심 경영은 모든 기업이 반복적으로 언급한다. 정관변경과 조직개편을 통해 ‘이번엔 진짜’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