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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DC를 넘어”…시스코가 내놓은 새 클라우드 청사진, 어떤 특징?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터클라우드’라는 전략을 사실상 폐기한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가 최근 새로운 클라우드 비전을 제시했다.

통합컴퓨팅플랫폼(x86)인 UCS와 애플리케이션중심인프라스트럭처(ACI)와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그리고 지난해 인수한 ‘클리커’와 데이터센터 가시성을 확보해주는 ‘테트레이션’, ‘앱다이나믹스’와 같은 솔루션을 더해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다. 이를 자사 IT환경에 도입한 시스코 스스로도 ‘비욘드(Beyond) SDDC’라는 IT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약 1년 전 2억6000만달러(한화로 약 3000억원)에 인수한 클라우드 스타트업인 클리커(CliQr)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현을 위한 핵심 솔루션이다. 인수 이후 클리커는 시스코 클라우드 프레임워크에 통합돼 ‘시스코 클라우드 센터(CloudCenter)’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클라우드센터는 다양한 클라우드 인프라 상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이동성을 보장해주는 솔루션이다. 즉, 기업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앱을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는 물론 오픈스택이나 VM웨어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등에서도 자유롭게 이동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이다.

최근 방한한 클리커의 공동 창업자인 가우라브 망글릭 시스코 클라우드센터 엔지니어링 디렉터<사진>는 “시스코는 하드웨어 벤더였지만 인프라 환경 변화에 따라 SDDC는 물론, 이를 넘어서는 다양한 형태의 진화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비전의 첫 단계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돕자는 것이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시스코 및 비 시스코 진영의 이기종 환경, 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잘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시스코가 시장조사기관 IDC와 후원해 진행한 클라우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률은 55%로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높다. 전세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률은 47%에 달한다. 또, 클라우드 이용하는 기업의 60% 이상은 다수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망글릭 디렉터는 “기업에서 사용하는 앱을 적절한 인프라에서 구동하려는 욕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동인이 되고 있지만, 다양한 앱을 이기종의 상이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관리하는 것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클라우드센터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이라는 시스코의 철학을 반영한 솔루션”이라며 “현재 10곳 이상의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며, 한국의 KT와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도 API를 통해 연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스코 클라우드 센터의 원리는 단순하다. 각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프로파일(앱 모델링)을 만들고, 다양한 프라이빗 또는 기존 데이터센터, 퍼블릭 클라우드에 해당 프로파일을 배포해 신속한 서비스 구현을 지원한다. 현재와 같이 특정 클라우드 환경에 맞춰진 수백라인의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대신, 사용자들은 시각화된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 토폴로지를 설계해 수분~수시간 내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하는 대신 ‘앱’ 자체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며 “앱 모델은 한번만 만들면 되고, 셀프서비스 카탈로그를 이용해 사용자가 앱 배포를 결정하면, 목적지가 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배포 이후에도 사용자는 계속해서 오토스케일링과 같은 정책을 집행할 수 있고, 어떤 사용자가 어떤 클라우드, 어떤 앱에 접근하는지도 관리할 수 있다.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벤치마크도 가능하다. 앱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어떤 클라우드에서 가격과 성능 등 가성비가 좋은지 결정할 수 있다.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실시할 때 정보에 기반한 결정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망글릭 디렉터에 따르면, 현재 클라우드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사는 100여개에 달한다. 시스코에 인수된 이후, 고객 기반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금 형태도 관리대상이 되는 가상머신(VM) 숫자를 기준으로 한 구독(서브스크립션) 기반이다.

황승희 시스코코리아 상무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파트너 교육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파트너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라며 “대기업 SI나 통신사, VOD 서비스 프로바이더를 비롯해 클라우드 서비스 브로커리지(CSB)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CSB가 클라우드 센터를 활용하면 퍼블릭 클라우드 간의 원활한 서비스 마이그레이션(전환)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전세계 26개 데이터센터에서 3000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과 5만3000개 이상의 가상서버, 56페타바이트(PB)의 데이터를 운영하고 있는 시스코도 지난해 하반기 SDDC를 구축한 이후, 이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으로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센터를 도입해 워크로드 이동성과 앱 수명관리는 물론, 테트레이션을 통한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을 실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엔드-투-엔드 프로비저닝은 수분 내로 줄이고, 서비스형 플랫폼(PaaS)도 만들어 현업에서 신속히 IT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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