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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둘러싼 韓·中 외교문제, 사이버전쟁으로 치닫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까지 펼쳐졌다.

우려했던 중국의 사드보복이 현실화되면서 이버공격을 포함해 다각적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중국은 수차례 노골적으로 사드 배치에 따른 불이익을 경고했으며, 한국 여행상품 판매 전면중단, 한국드라마 인터넷시청 금지 등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기업에 대한 사이버공격의 타깃을 일단 롯데에 맞춰졌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키로 지난달 28일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가 다운됐으며, 지난 1일 오후 8시경 롯데면세점 중국어사이트에 디도스(DDoS) 공격이 발견됐다. 이후 지난 2일 정오부터 롯데면세점 홈페이지와 중국어·일본어·영어 등 외국어로 된 하위 홈페이지가 집중 디도스 공격을 받아 3시간가량 접속 마비를 겪었다.

중국 해커조직인 판다정보국(PIB)은 한국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디페이스라고 불리는 화면변조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보이콧 롯데” “롯데는 중국에서 나가라” 등의 문구를 남기고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 조직은 지난달 말 롯데와 사드를 반대하는 글을 블로그에 게재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 롯데마트 등에 대한 불매운동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롯데 중국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집중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제휴한 장동닷컴은 온라인몰 내 롯데마트관을 돌연 폐쇄한 후 복구하지 않고 있다. 22개 계열사가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한 롯데 입장에서는 손실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사드 보복 공격이 롯데에만 그치지 않고 국내 다른 민간기업과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경우 자칫 삼성, 현대, LG 등 중국 시장 비중이 큰 여타 대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보안전문가들은 중국 해커들이 국내 웹사이트 디페이스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두고 한중 사이버전쟁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중국 측 공격에 한국 해커들이 움직임을 보인다면 실제 사이버전은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가 된다는 설명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중국 해커들은 애국심이 강해 이번 사드 보복 해킹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웹사이트들에 대한 보안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디도스 공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공격 근원지와 해킹 이유 및 경로 등은 조사를 더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ISA 측은 “KISA는 최근 국내‧외 주요 사회이슈에 따라 국내 기업 홈페이지 대상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위협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기업 및 인터넷 면세점 홈페이지 등을 대상으로 침해사고 발생 대비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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