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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웨이퍼 출하량…가격 압박으로 이익은 제한적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면적 출하량이 지난 2014년 이후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 칩이 만들어지는 재료로 단결정 규소(모래)를 둥글거나 각진 모양으로 녹이고(잉곳) 얇게 잘라 표면을 다듬은 것을 말한다.

면적 출하량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였으나 매출액은 오히려 줄었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디바이스 업체에 따라 실리콘 웨이퍼 업체에게 가격 압박을 가하거나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제한적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국제반도체전자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실리콘 웨이퍼 면적 출하량은 2015년 104억3400만제곱인치에서 지난해 107억3800만제곱인치로 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동안 발생한 매출은 71억5000만달러(약 8조2200억원)에서 72억1000만달러(8조2900억원)로 고작 1% 늘어나는데 그쳤다.

향후 실리콘 웨이퍼의 면적 출하량이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 매출도 어느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의 동향을 되짚어봤을 때 실리콘 웨이퍼 업체가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실리콘 웨이퍼 면적 출하량은 90억3100만제곱인치→107억3800만제곱인치로 크게 늘어났으나 매출은 87억달러(약 10조원)→72억1000만달러로 오히려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디바이스, 예컨대 D램이나 낸드플래시 업체가 충분한 마진을 얻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SEMI는 “실리콘 웨이퍼와 같은 재료는 공급 업체가 가격을 낮춰야 하는 압박을 계속해서 받고 있다”며 “공급 업체는 수년 동안 가격 인하에 직면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TSMC는 신에츠화학과 실트로닉 등 일부 실리콘 웨이퍼 업체로부터 판가를 20% 가량 높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외신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없던 일이 됐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황이 시작된 상태이지만 후방산업 전반에 걸쳐 이익을 보는 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만 SK하이닉스가 LG실트론을 인수한 것처럼 수직계열화를 갖출 경우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실리콘 웨이퍼 업체는 설비투자(CAPEX)에 한계가 있어 공급량을 마음먹은 대로 늘릴 수 없어서다. 이는 단순히 마진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SK하이닉스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스템반도체까지 포함해 산업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2006년 실트로닉과 함께 싱가포르에 실리콘 웨이퍼 공장을 지은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며 “반도체 호황에 따라 관련 소재 업체가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수 있겠지만 오름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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