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등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두 회사 모두 조만간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다. 이미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IBM이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런칭한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행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와 오라클이 올 상반기 중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마련한다. MS는 2월 중, 오라클은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곧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구글을 제외한 주요 기업 모두 국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기반 시설을 마련했다.
우선 MS는 2월 중순~말 경 서울과 부산 두 곳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한국MS는 지난해 5월 한국고객 및 아시아 클라우드 전진기지로 한국에 ‘리전(복수의 데이터센터를 지칭)’ 설립을 발표했다. MS는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싱가포르와 호주, 인도, 일본 등 4개 국가에서 총 9곳의 리전을 운영 중이다. 이번에 한국이 추가되면 리전은 총 9곳으로 늘어난다. 추가되는 한국 리전의 정식 명칭은 ‘Korea Central’과 ‘Korea South’다.
MS는 당초 2017년 5월경 한국에 리전을 오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은 이보다 앞당겨져 내달 중 공식 런칭할 예정이다. 이미 수백개의 고객이 기밀유지협약(NDA)를 맺고 한국 애저 데이터센터를 이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MS는 2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애저 데이’를 개최해 한국 리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최근 ‘클라우드 기업’을 표방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는 오라클도 올해 중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오라클은 오는 19일 열리는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 서울’ 행사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오라클은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2017 회계연도가 끝나는 올 5월까지 아태지역에 3곳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호주 2곳과 싱가포르, 중국 등 아태지역에 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한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당시 프랑소와 랑송 오라클 아태지역 총괄 수석 부사장은 “한국과 인도, 호주, 싱가폴, 중국, 스리랑카의 금융 서비스, 헬스케어, 교육 등의 산업에서 대형 클라우드 고객을 유치하는 등 큰 진전이 있었다”며 “정부, 은행, 금융 서비스, 헬스케어 등 규제가 심한 산업군의 고객들을 위해 2017년 5월까지 아태지역에서 총 7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래 한국오라클 사장도 “조만간 이와 관련해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진도는 잘 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한국오라클은 국내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위해 통신사 및 IT서비스 업체와 지속적인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오라클이 순수하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센터를 마련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앳 커스토머(OCC)’와 같이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클라우드 서비스는 일반적인 가상머신(VM)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센터에 오라클의 장비 등을 가져다놓고 연간 계약을 통해 제공하는 형태다. 때문에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하더라도 자사의 엔지니어드 시스템 등 장비와 연계되는 서비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S 등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게 되면,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이를 잘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및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은 148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년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 및 플랫폼(PaaS) 시장이 53%의 증가세를 보이며 가장 높은 성장을 이뤘다. 호스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는 35%, 엔터프라이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34% 늘어났다. IaaS와 PaaS 시장 선두는 여전히 AWS와 MS로 나타났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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