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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朴대통령 때문에 뜨고 지는 운명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내년에도 업무를 이어간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 브랜드인 ‘창조경제’가 집중 포화를 맞고 있고, 지자체가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지만 창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은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국회와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회는 창조경제혁신센터 관련 예산을 처리할 예정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불똥이 창조경제로 튀었지만 혁신센터 관련 예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미래부는 내년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비, 사업비 등으로 쓰이는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사업 예산으로 올해보다 153억9000만원 증가한 472억5000만원을 제출했다. 국회 예산결산위에서 36억원이 깎이기는 했지만 올해보다 100억원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는 별개로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를 위한 사업은 지속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 좀 있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액된 예산의 국회 통과를 염두에 둔 대답이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예산을 삭감하고 있어 여전히 우려는 남아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예산이 6~7, 지자체 예산이 3~4 정도이다. 이미 서울시가 내년 운영예산 20억원 편성을 철회했고 전남도의회, 대전시의회 등도 내년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이밖에 전남, 경기 등 지역 곳곳에서 혁신센터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절반 축소하는 등 혁신센터와 선긋기에 나섰다.

여기에 내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행운영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부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전담 대기업 중 슬그머니 발을 빼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센터를 방문하던 때와는 온도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내년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모든 판이 원점에서 시작된다. 우선 미래창조과학부라는 부처는 사라질 것이 확실하다. 미래와 혁신 기능을 담당하는 부처가 새롭게 등장하거나 미래부가 해체되는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새 정부가 이미지가 좋지 않은 창조경제 유산을 안고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수명이 내년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물론, 새로운 정부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창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조봉환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은 “창업의 불씨를 살려야 하고 국회도 이를 인정해 증액된 예산을 반영했다”며 “창조경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창업 생태계 조성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지역을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창조경제박람회에 참석한 한 혁신센터장도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 창업 생태계도 더 단단해지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생태계를 더 확대하는 것으로 이전 정권과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모 미래부 창조경제조정관은 “새로운 대통령이 오면 이름이야 바뀌지 않겠느냐”면서도 “내년, 내후년에도 센터가 존속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야심차게 준비하고 추진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박 대통령의 실정으로 창업생태계 구축이라는 큰 틀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차라리 박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이름에 창조경제가 빠진 평범한 창업센터였다면 지속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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