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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불확실성 정면돌파(종합)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한 직후 이어진 전략 업데이트 컨퍼런스콜에서 적정한 수준의 현금보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부분의 투자가 국내에서 이뤄지지만, 국내에서 보유한 현금은 전체의 4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돈을 차입해야하고 국내 차입 규모는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금을 안정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더불어 ‘중립’이라는 단어를 통해 지주회사 설립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해 장기적 관점의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적어도 50조원 이상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 80억달러(약 9조3000억원) 규모의 하만 M&A에서처럼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상당한 수준의 현금이 필요하게 됐으며 장기적 성장 및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의 균형적인 추구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봐야 한다. 이를 위해 65~70조원 수준의 순현금을 유지하고 매 3년 마다 사업 및 경제 여건을 감안해 회사의 현금 수준을 점검, 적정 수준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속적으로 순현금이 증가해온 상황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거나 성장정체에 관한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앞서 언급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과 지주회사 전환과 같은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인한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은 “기본적으로 시설투자를 하던지 M&A하는 것은 결국 안정적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한 것이고 배당을 하거나 자사주 매입하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다. 시설투자는 어떤 의미에서는 직접적이고 단기적 수익 개선이고 M&A는 장기적 성장 동력과 수익성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없다고 밝혀=삼성전자는 사업구조 간결화를 고려한 지주회사 전환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전환이 처음으로 공식화됐다는 점과 함께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제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다.

지배구조 개편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창업주 일가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호지분율(18.15%)을 현 수준보다 높여야 하지만 주당 160만원대를 넘나드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격을 고려하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결국 인적 혹은 물적분할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 사이의 주식 거래를 통해 지주회사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전자 이상훈 사장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관계사 보유주식에 대해서 새로 구입하거나 처분하거나 지주회사 재무구조도 검토해야 한다. 지주회사를 만들 때 세금 관련 부분도 복잡하다. 이런 부분을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며 “중립적인 입장에서 지주회사 전환이 어떤 영향 줄지는 검토하지만 현 시점에서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5년 10월에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분기까지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4조원의 특별자사주 매입 및 소각 프로그램을 4회에 걸쳐 완료한 바 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혁신, 품질 향상, 고객 만족,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며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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