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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 편의점 ‘캐시백 서비스’ 추진… ATM 입지 더 위축되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당국이 물품의 결제와 함께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캐시백 서비스’ 추진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금융자동화기기(ATM)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은 ATM 위주의 현금인출채널 운영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금융권 현금인출서비스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저렴하고 간편한 소액 현금인출서비스를 2017년 1분기 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시백(Cash-back)은 소비자가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물품의 구매와 함께 현금 인출을 요청하면, 물품 구매대금은 결제되고 현금요청액은 소비자 예금계좌에서 인출되어 지급되는 서비스로 편의점, 마트 등 결제단말기(PoS단말기)를 보유한 유통업체에서 제공이 가능하다.

즉, 캐시백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기존 ATM을 통한 현금인출 기능은 그만큼 줄어들게 돼 ATM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에상된다.

캐시백 서비스는 체크카드, 현금IC카드, 선불전자지급수단, 신용카드 등 다양한 지급수단을 통해 제공이 가능하며 금융당국은 올 4분기에 시범서비스 운영을 통해 소비자 호응도 및 안정성을 모니터링하는 등 내년도 본격 시행에 대비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1회/1일 10만원(인출계좌 기준)으로 이용한도를 설정하고 한도확대 여부는 추후 검토하겠다는 계획으로 편의점 등 물품 판매업종 중 내부통제기능이 양호한 업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거래에 있어 현금 사용빈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간편결제와 포인트 현금화 사용으로 현금 외에 대체지급수단이 발전해있는 탓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이나 경조사 등 현금이 필요한 곳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고객들은 은행, 혹은 유통사가 운영하는 ATM에서 현금을 인출해 왔다. 반면 금융사 입장에서 고가의 ATM 기기 비용과 운영비용은 매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결제 수단 발전으로 ATM의 이용빈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ATM밴 업체의 경우, 편의점에 설치한 공용 ATM의 65%에서 1일 인출건수가 8건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화기기는 고비용 사업구조로 인해 수수료, 이용시간, 접근성 등에서 소비자 불편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금융당국의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현금인출의 유일한 통로였던 ATM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의 경우 소액인출은 유통점을 이용한 캐시백 서비스로 대응하고 고액 인출은 ATM, 그리고 지점으로 유도해 유지비용 절감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10만원으로 한도가 제한돼있지만 향후 증액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에 금융사로선 여러 가지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문제도 있다. 금융당국은 가맹점 보유현금이 소진될 경우, 현금인출 요청에 대해 거절이 가능토록했다. 특정 기간이나 장소에서 사람이 몰릴 경우 금융고객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또, 24*365 보안관제 대상인 금융 ATM에 준하는 보안요구사항이 유통점에서 지켜질지 의문이다. 소액이지만 현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부수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만큼 은행 지점 수준의 보안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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