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클 오픈월드 2016’ 개막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가장 빠른 컴퓨트 서비스에 비해 초당입출력속도(IOPS)는 11.5배나 빠르지만 가격은 20%나 저렴합니다.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시겠습니까?”
18일(현지시간) 오후 5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오라클 오픈월드 2016’ 의 첫날 기조연설에서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가 2세대(Generation2) 서비스형 인프라(IaaS)의 출시를 선언하면서 이같이 말하자 청중들은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상대로 엘리슨 회장은 보다 업그레이드된 IaaS를 발표하며 AWS가 주도하고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그동안 오라클은 주로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플랫폼(PaaS)에 대해 강조해왔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인재관리(HCM) 등과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SaaS)에서 점차 플랫폼과 인프라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IaaS 라인업이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랬던 오라클이 올해 오픈월드에선 IaaS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AWS를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시너지리서치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2016년 4월~6월) 기준 AWS는 전세계 IaaS 시장에서 3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11%)이며 이 뒤를 IBM(8%)과 구글(5%)이 따르고 있다.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IaaS 분야 매직쿼드런트 보고서에도 AWS과 MS만이 ‘선두업체(리더)’ 자리를 지켰다. 오라클은 이 보고서엔 아예 포함도 되지 않았다.
엘리슨 회장은 “IaaS 시장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선구자다. 처음 아마존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했을 때 매우 경이로웠다”면서 AWS를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제 AWS도 어려운 경쟁자를 만났다. 2세대 IaaS를 통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저돌적인 시장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라클이 이날 발표한 2세대 IaaS는 세 개의 독립적인 지역을 연결해 가용성을 극대화했다. 이 세 개 지역 간 밴드위스(대역폭)은 극도로 낮으며 성능과 비용, 호환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오라클의 2세대 IaaS 가운데 ‘오라클 클라우드 덴스 IO 쉐이프(Cloud Dense IO Shape)’는 ‘아마존 클라우드 I2 8X 라지(Large)’ 컴퓨트 서비스에 비해 코어수는 2.25배, D램은 2배 많으며, SSD 스토리지는 4.5배, IOPS는 11.5배나 빠르다. 시간당 비용도 오라클은 5.40달러인데에 비해 AWS은 6.82달러로 AWS이 1.2배 비싸다는 설명이다.
물론 IaaS 뿐만 아니라 SaaS와 PaaS 전략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엘리슨 회장은 “클라우드 시장에는 늦게 뛰어들었지만 관련 실적은 그 어느 회사보다 높다”며 “올해 20억달러 이상의 SaaS와 PaaS를 판매할 것이며 IaaS 시장 역시 제대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SaaS 분야의 첫 번째 경쟁자로 ‘워크데이’를 꼽았다. 워크데이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적자원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그는 “현재 워크데이는 클라우드 ERP 분야에서 불과 228개 고객을 유치한 데 비해 오라클은 이미 2802개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HCM 클라우드의 경우 워크데이보다 2.5배나 성장이 빠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SCM 클라우드는 워크데이에는 없는 기능으로 오라클이 유일하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엘리슨 회장은 무려 70페이지에 달하는 슬라이드를 발표하며 수십개의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표 제품인 ▲데이터베이스(DB) 12c 릴리즈2를 비롯해 ▲엑사데이타 익스프레스 클라우드 서비스, ▲앱(app) 투 클라우드 ▲API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마이크로서비스를 위한 새 언어 지원(자바, 노드제이에스, PHP 등) ▲개발자 클라우드 서비스 ▲컨테이너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젝트 비주얼 코드 등이 새롭게 소개됐다.
그러나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메세징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과 소통이 가능한 ‘챗봇 개발 플랫폼(Chatbot development platform)’이었다. 페이스북 메신저, 슬랙 등 다양한 메시징 서비스와 연계되는 챗봇 플랫폼은 자바나 PHP와 같은 툴을 쓸 필요 없이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통해 가능하다.
앨리슨 회장은 안경을 끼고 직접 챗봇 플랫폼을 시연하기도 했다. 오라클 모바일 프로큐먼트(조달) 솔루션 연동을 기반으로 아이패드에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새 명함을 주문하는 내용이었다. 그는 오라클의 DB, 미들웨어, 분석 등을 통합해 챗봇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클라우드 보안기업인 ‘팔레라(Palerra)’ 인수도 발표했다.
오라클은 행사가 개최되는 모스콘센터 곳곳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클라우드 회사(The Fastest Growing Cloud company)’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클라우드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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