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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프린팅 사업 HP에 매각…양사 ‘빅딜’ 이유는?(종합)

- 삼성전자 ‘선제적 사업조정’·HP ‘레이저 기술력 확보’…삼성전자 의료기기 향방 ‘부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가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HP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10억5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조1544억7500만원이다. 매각은 11월1일 완료 예정이다.

12일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HP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우선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분사한 뒤 지분 100%를 HP에 넘긴다. 신설회사 명칭은 ‘에스프린팅솔루션 주식회사(가칭)’다. 프린팅 사업은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 브랜드로 유지한다. 해외는 해외 자회사 등 모든 자산을 HP에 매각한다. 매각액은 달러로 결정했다. 10억5000만달러다. 삼성전자는 이를 승인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0월27일 개최할 예정이다. 11월1일은 HP의 새 회계연도 시작일이다.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 작년 매출은 2조원.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 판매거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임직원 수는 약 6000명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전자는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HP의 이번 결정은 양사 모두 윈윈이다. HP는 재도약의 발판을, 삼성전자는 선택과 집중의 유연성을 확보했다.

HP는 레이저 프린팅 핵심기술을 내재화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레이저 프린팅 기기 핵심 기술을 자체 보유했다. 삼성전자 레이저 프린팅 기기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이유다. 대부분의 레이저 프린팅 기기는 일본 회사가 가진 원천 기술을 빌려 쓴다. HP도 마찬가지다. 잉크젯의 경우 HP가 상당수의 특허를 가진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HP는 잉크젯 프린팅 기기를 고도화 해 시장 대응을 하려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는 비주력사업 구조조정 효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단품 판매에선 두각을 나타냈지만 솔루션 공급엔 한계가 있었다. 프린팅 시장은 통합문서관리(MPS) 등 프린팅 기기와 연계한 ‘종이 없는 사무실’ 솔루션이 중심이 된지 오래다. 소모품 가격하락으로 개인(B2C)에선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 기업(B2B) 분야는 솔루션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도 솔루션을 강화했지만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았다. 스마트사용자경험(UX)센터 등 모바일에 힘을 줬지만 이 역시 경쟁사도 보유한 솔루션이다.

한편 프린팅사업부 매각으로 삼성전자의 광학 사업 유산은 사실상 의료기기만 남았다. 의료기기 사업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일로 어제까지 전략 육성하겠다고 했어도 기회가 되면 정리한다는 신호를 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광학사업은 디지털카메라가 뿌리다. 디지털카메라 사업은 이미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15년 초 미러리스 카메라 ‘NX500’ 이후 소비자 대상 신제품 출시는 없다. 디지털카메라의 연구개발 조직인 디지털이미징연구소는 올해 들어 무선연구소로 통합했다.

의료기기는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이 직접 깃발을 내건 사업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의료기기뿐 아니라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5대 신수종 사업에 2020년까지 총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50조원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올해 들어선 삼성전자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전동수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하지만 여전히 성적은 신통찮은 상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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