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CJ헬로비전이 201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예상대로 나쁘다. 매출 이익 가입자 모두 급감했다. SK텔레콤과 추진한 인수합병(M&A) 탓에 정상적 영업을 하지 못해서다. M&A는 불발했다. 홀로서기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시장 환경은 여전히 CJ헬로비전에 좋은 편이 아니다.
◆손발 묶인 8개월, 경쟁력 회복 만만치 않아=3일 CJ헬로비전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지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803억원과 2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0.62%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대비 7.2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4.01%와 12.51% 줄었다.
남병수 CJ헬로비전 경영지원담당은 “M&A 과정이 8개월 이상 장기화되면서 투자 정체, 영업 위축, 가입자 감소, 사업다변화 기회 손실 등 기업 경영 활동에 큰 차질을 빚었다”며 “최우선적으로 내부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케이블TV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작년 11월 SK텔레콤과 M&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 불허 결정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CJ헬로비전의 설명대로 이 기간 CJ헬로비전은 제대로 된 기업활동을 하지 못했다. 케이블TV 디지털전환율 정체가 증거다. 2분기 전체 가입자 중 디지털 비중은 63%. 1분기와 동일한 수치다. M&A가 됐다면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가 있기 때문에 굳이 디지털전환율을 끌어올리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알뜰폰, LTE 비중 상승 ‘위안’…CJ헬로비전발 업계 재편 여부 ‘관심’=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전 사업 영역 가입자가 이탈했다. ▲케이블TV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VoIP)는 7분기 연속 가입자가 줄었다. 알뜰폰은 4분기째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추이도 좋지 않다. 케이블TV는 처음으로 7000원대로 하락했다. 2분기 케이블TV ARPU는 7937원. 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3.9% 내려갔다. 알뜰폰 ARPU가 상승세를 유지한 것은 위안이다. 2분기 알뜰폰 ARPU는 2만2234원으로 전기대비 2.7% 전년동기대비 14.0%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는 떨어졌지만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비중이 많아진 영향이다. 전체 중 LTE 비중은 2분기 43%로 집계했다. 전기대비 2%포인트 확대했다.
불확실성 탓에 투자도 안했다. 투자를 안 했음에도 실적이 좋지 않은 점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 대신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진 점은 긍정적이다. CJ헬로비전은 2분기 361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5년 동안 작년 2분기 353억원 이후 두 번째로 낮은 분기 투자액이다. 2분기 CJ헬로비전의 부채비율은 92.1%다. 2014년 대비 48.1%포인트 2015년 대비 18.2%포인트 감소했다.
한편 CJ헬로비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CJ헬로비전뿐 아니라 케이블TV 업계 전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번 M&A 무산 대책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유료방송 활성화 방안을 만들고 있지만 효과는 장담키 어렵다. CJ헬로비전이 중심이 된 케이블TV 재편 또는 통신사업 도약 방안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에 매각 결정 전 이 같은 고심을 한 바 있다. 또 경쟁력 회복은 단기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 가입자를 회복하려면 마케팅비 등 비용이 수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