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중국 대표 게임쇼 ‘차이나조이’가 상하이 뉴인터내셔널엑스포센터에서 지난 28일부터 나흘간 개최됐다. 전시규모만 14만제곱미터(4만2350평)의 대형 행사다. 독일 게임스컴과 함께 세계 최대 게임쇼로 우뚝 섰다.
기자는 5년 만에 차이나조이를 방문했다. 5년 전 차이나조이는 지금 같은 위상의 게임쇼가 아니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게임 트렌드를 쫓아오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였다. 다만 그때도 위기감은 있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세가 무척 가팔랐기 때문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이젠 게임 개발력에선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 최근 나오는 모바일게임을 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시장 규모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중국은 ‘내수가 글로벌’인 세계 최대 시장이 됐다.
올해 열린 차이나조이도 급성장한 중국의 게임시장만큼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격세지감’이라는 단어가 적당할 듯하다.
차이나조이를 방문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아직도 중국을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얼마 전 중국을 겨냥해 ‘11억 거지 떼’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송영선 전 국회의원의 실언과 겹쳐 이 관계자의 말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5년 전 차이나조이 ‘게임쇼인가 모델쇼인가’=5년 전 가본 차이나조이는 다소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먼저 게임쇼인지 모델쇼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독특한 전시문화가 기억에 남는다. 게임체험대는 부스 뒤편에 있고 무대 앞쪽엔 모델들이 일렬로 쭉 늘어섰다. 대부분 전시부스에선 게임 콘셉트와 크게 관련 없는 옷을 입은, 아니 입었다고 보기엔 민망한 헐벗은 모델들을 볼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카트를 끄는 아줌마 부대를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전시부스에서 주는 경품을 모은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행사가 여는 시간에 들어와 경품을 최대한 챙긴 뒤 행사가 끝날 때 나간다고 전했다. 한번 행사장을 나가면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이 전시장 내 에어컨을 끄는 사태도 빚어졌다. 너무 사람이 몰리니 그만 보고 나가라는 주최 측의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시장 내 온도가 급상승했고 일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나가기도 했다. 그때도 카트를 끄는 아줌마들은 여전히 경품을 챙기고 있었다.
전시장에서 도시락을 먹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관람문화 역시 충격으로 다가왔다. 때문에 전시장 한쪽에 쓰레기가 수북했다. 지나가면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쓰레기가 발에 채일 정도였다.
◆차이나조이 2016, 모든 것이 달라졌다=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예전의 차이나조이가 아니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현장에서 본 차이나조이는 5년 전과 비교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일단 전시부스 모델의 복장규정이 생기면서 다소 얌전한(?) 모델쇼가 진행됐다. 게임쇼인지 모델쇼인지 착각이 들게 하는 풍경은 없었다. 명백히 게임쇼였다. 게임체험부스를 앞으로 배치하고 준비된 행사를 소화하면서 중간중간 모델쇼를 운영하는 부스가 많았다.
이젠 카트를 끄는 아줌마 부대도, 전시장 한곳을 가득 채운 쓰레기도 볼 수 없었다. 카트는 입구서부터 막는다고 한다. 전시장 내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지만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관람문화 수준도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에어컨은 풀가동됐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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