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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곱씹어 봐야 할 ‘포켓몬 고’ 광풍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강타한 ‘포켓몬 고(Pokémon GO)’가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된 게임으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구글·애플 앱 마켓 인기 1위와 최고매출 1위를 석권했다. 정식 출시 국가에선 모두 정상에 오른 셈이다.

이 게임은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했다가 지난해 분사한 니앤틱(Niantic)과 닌텐도 자회사 더포켓몬컴퍼니(The Pokémon Company)의 합작품이다. 양사 공동 개발이라고 하나 닌텐도 측의 개발 참여는 포켓몬의 지적재산권(IP)을 빌려준 것으로 봐야 한다. 직접 퍼블리싱도 독자 개발도 아니다. 수익분배 시 적은 비중이 책정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20%가 넘는 닌텐도의 주가 급등은 과열 양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포켓몬 고에 적용된 증강현실(AR)은 가상의 물체를 실세계와 겹쳐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수년전에 AR을 활용한 다양한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됐다. 니앤틱도 포켓몬 고 이전에 ‘인그레스’라는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포켓몬 고 이전엔 크게 흥행했다고 볼만한 AR 모바일게임을 꼽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AR에 대한 게임업계의 관심도 사그라졌다. 국내 업계에선 AR을 철지난 기술로 치부하는 분위기였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만난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업계가 곱씹을 만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게임업계가 왜 AR을 활용하지 않는가”라며 성장 가능성이 큰 AR을 놔두고 상용화로 가기까지 여러 걸림돌이 있는 가상현실(VR) 게임 개발에만 매달려있냐는 비판이었다. 포켓몬 고 흥행으로 되짚어 보건데 일리 있는 지적이다.

AR 모바일게임의 경우 대다수 이용자가 가진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포켓몬 고 사례로 입증된 것처럼 콘텐츠만 잘 만든다면 대박을 낼 수 있는 시장 조건이 이미 갖춰져 있던 셈이다.

포켓몬 고의 성공 이유로 IP의 유명세를 꼽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니앤틱의 한 우물 파기도 주된 성공 이유로 내세울 수 있다. 니앤틱은 5년 전 AR게임으로 세상에 새로운 재미를 제시했고 이후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이것이 포켓몬 고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유명 IP를 활용했다고 마냥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기존처럼 게임 속 세상에서 포켓몬을 수집했다면 광풍이나 신드롬이라 불릴만한 시장 반향이 일어났을까. 아니라고 본다. 이번 포켓몬 고 사례를 통해 게임업계 내에서 AR이 재조명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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