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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2일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되며 ‘소액 외화이체업’이 본격 허용됐다.
이에 따라 현재 은행에게만 허용된 외환이체업무가 ‘은행과 협약’을 맺은 보험, 증권사, 핀테크 업체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은행을 제외한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 업체들이 소액 외화이체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 참여 준비에 한창인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은행 외 외환이체업무 허용이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본금 3억원 이상, 외환분야 전문인력 보유, 전산설비등을 갖춘 업자들의 소액 외환거래 시장 참여가 가능해졌지만 ‘은행과의 협약’이 전제로 정해져 사실상 기존 시장 구도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외환거래의 수탁업무는 은행 시스템을 통하게 돼 있어 독자적인 전산시스템을 갖춘 소액이체업자간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액이체업체의 한 관계자는 “은행 간 거래로 인한 과도한 수수료와 송금에 걸리는 시간 등 고객 편의를 해하는 요소를 없애고자 핀테크를 활용한 소액 외환거래를 얘기한 것인데 은행 시스템을 그대로 이용하게 되면 핀테크 기술이 활용될 여지가 없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소액 외환이체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액이체업자는 은행을 위해 고객만 모집하고 고객의 송금처리는 은행 인터넷 뱅킹 또는 은행창구에서 송금하는 방식과 동일해 핀테크 방식의 송금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액 외환이체업의 경우 은행입장에서는 수익면에서 큰 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소액 이체업을 위해선 은행과 협약을 맺어야 하는 만큼 ‘리스크’를 은행이 떠앉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액 외환이체의 경우도 결과적으로 은행이 소액 이체업자와 수수료를 분배해야 하는데 송금과 관련한 고객 실명확인은 은행이 하게 돼 있어 부담이 큰 구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테러 위험 등으로 불법 자금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어 소액이라도 외환거래에 있어서는 은행의 시스템을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중 해외에 도피성 해외자금을 보내는 사람의 경우나 테러분자들에게 송금이 되는 경우들을 걸러내야 하는데 이런 것은 시스템을 갖춘 은행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외환이체업 관계자는 “소액 외환이체 자격요건으로 전산장비 등을 갖출 것을 요구했는데 여기에 AML과 블랙리스트 적용 등이 가능하다”며 “이미 공개된 체크리스트와 상용 블랙리스트 적용을 계획하고 있는 곳도 있어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걱정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이번 ‘소액 외화이체업’ 허용이 과도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추후 개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은행을 통하지 않고 외환이체업을 허용하기 위해서는)법을 바꿔야 하는 부분”이라며 “소액 외환이체업이 법이 인정하는 업무가 아니라 시행력과 규정 개정을 통해 제한적으로 열어놓은 개념이다. 외화 이체업무를 영위하는 독립업자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요구사항을 인지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법 개정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 법안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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