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공지능(AI)이 우리를 대신해서 사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의 인지와 사고를 보다 강화시켜 주는 것이 인공지능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들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1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 주최로 열린 ‘인공지능 국제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롭 하이 IBM 왓슨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구글의 ‘알파고’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의 관심은 ‘인공지능’에 쏠려 있다. 이날 행사에도 이 같은 관심 때문인지 엄청난 인파가 몰려 빽빽하게 자리를 채웠다.
IBM은 인공지능 분야에 오랜 기간 투자해 온 회사다. 인간과의 체스게임이나 퀴즈쇼에 출연해 인공지능의 발전에 관심을 갖도록 한 것은 오히려 IBM이 먼저다. IBM은 지난 2011년 미국 인기 퀴즈쇼인 제피디!에 출연해 우승한 슈퍼컴퓨터 ‘왓슨’을 발전시켜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하이 CTO는 “인공지능은 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라며 “인간의 심리나 창의력 등을 기반으로 한 최상의 접근법을 통해 현재 직면한 다양한 문제 시스템적으로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IBM은 인지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인간이 보다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할지에 대한 것”이라며 “더 좋은 판단과 아이디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인지 컴퓨팅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물론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윤리성 등 우려섞인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의료나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서비스 이용 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이 CTO는 “10년 내, 빠르면 5년 안에 인공지능은 정보기술 산업이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모바일 기기부터 자동차, 매장, 길거리 곳곳에서 활용될 것이며, 우리의 삶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또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보다 자유롭게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중요한 것에 할애할 수 있도록 한다”며 “두려워하지 말고 기대를 갖고 새로운 변화를 포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경기에서 승리한 구글 알파고와 관련, “구글 딥마인드 팀에게 축하의 말을 하고 싶다”며 “알파고는 적절한 타이밍에 놀라운 성취를 일궈냈으며, 인공지능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IBM 왓슨과 구글 알파고와의 차이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이는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과는 다르다”라며 “개별 기술보다는 이러한 기술들이 결합해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는 것이 더 중요한데, IBM과 구글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